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21일 권도형 미국 송환 결정…100년 이상 징역형 선고 가능
법조계 "권도형, 미국서 짧게 복역하면 한국에서 다시 복역해야…가능성은 매우 작아"
"한국 검찰, 수사할 수 없으니 기소중지 처분할 것…권도형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 종결"
"외국에서 형 집행 받았더라도 국내에서 다시 처벌 가능…형 감경·면제할 수는 있어"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씨가 미국에서 죗값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 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권 씨가 미국으로 송환되면 장기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에서 진행되던 수사는 사실상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10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다만 "만약 미국에서 짧게 복역할 경우 한국에서 수사·재판을 받아야 하고 다시 복역하게 된다"며 "미국에서 처벌받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다시 처벌할 수 있고, 형의 감면만 문제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날 권 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법원은 "권 씨가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씨 측은 이같은 현지 법원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권 씨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22일 블룸버그 통신의 질의에 "우리는 이런 불법적 결정이 앞서 두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항소법원에선 유지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현행법상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도 가능하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가 지난해 3월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 AP/뉴시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권 씨가 미국으로 송환돼 중형을 받는다면 한국에는 못 돌아오지 않겠느냐"며 "만약 미국에서 짧게 복역할 경우 한국에서 수사·재판을 받아야 하고 다시 복역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에서 장기형 선고 가능성이 커 사실상 한국에서의 수사·재판 가능성은 작다"며 "수사를 할 수 없으니 기소중지 처분을 할 것이고 이후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고 부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형법 제7조는 '범죄에 의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규정은 외국에서 이미 형을 집행 받은 자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다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처벌받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다시 처벌할 수 있고, 형의 감면만 문제 될 뿐"이라며 "권 씨는 원칙적으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형을 모두 산 후 한국에 올 수 있다. 예외적으로는 미국에서 재판을 마친 후 우리 사법당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임시인도'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바로 송환되는 건 아니고 항소 절차 등을 거쳐서 확정되면 미국으로 가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며 "권 씨가 미국에 수감되면 살아서는 못 나올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살아서 나온다면 우리 쪽에도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에 송환 요청을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형기를 마치면 우리나라로 와서 수사받고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처벌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미국에서의 재판이나 처벌 등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일단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형량이 더 세다는 점과 또다시 처벌하게 되면 이중 처벌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 등에서 미국 법원 판결이 나오면 우리나라에서도 종결이 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