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엔 '공습' 보도됐지만 이스라엘군 부인…"다리 조준사격" 주장
팔레스타인 "추악한 학살 규탄"…하마스 "휴전협상 실패 책임 伊에"
바이든 "상반되는 두 가지 이야기, 사실 확인 중…협상 타결 기대"
구호품 트럭을 기다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자신들의 총격으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팔레스타인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수천명의 주민이 몰려들었다. 한 목격자는 AFP통신에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이스라엘군 탱크 가까이 접근했고, 이어 수천명의 주민이 트럭으로 몰려들었다"며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서자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104명이 사망했으며, 750여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앞서 알 자지라 방송과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는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공습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구호품 트럭에 몰려들다 서로를 밀치면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초동조사 결과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까이 접근해 공포탄으로 위협사격 후 다리를 조준해 발포했다"며 "조사 결과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은 사람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지도부가 실행 중인 협상은 우리 주민의 희생을 대가로 삼지 않는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인질 석방 협상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국경 지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가자 지구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현재 확인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상반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고 아직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아마 월요일까지 협상(타결)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나는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