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2110달러 돌파
미국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美대선·전쟁 등 불확실성
온스당 2300달러 전망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 입니다. 출처=Firefly
대표 ‘안전 자산’인 금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세계 경제 및 정치의 불확실성이 더해진 결과다. 향후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일(현지시간) 거래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48% 오른 온스당 2114.35달러로 지난해 12월27일 세운 직전 최고가(2077.49달러)를 2개월여 만에 돌파했다. 금값은 올 들어 2.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강세가 고금리·강달러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높을 때 금 구입 시 추후 환차익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큰 탓에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또 높은 금리가 지속될 때 유동성이 필요한 투자자 입장에서 금을 보유하고 있을 여력이 적다.
금 투자자들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실시되는 분위기에 미리 금을 사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금 투자자들이 미국 (물가 등) 경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Fed가 오는 6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데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지수는 전년보다 2.4% 올라 지난해 12월(2.6%) 대비 둔화한 흐름을 보였다. PCE 가격지수는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유심히 보는 지표인데, Fed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는 게 확인되면서 시장은 Fed가 고금리를 유지할 근거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세계 곳곳에 불확실한 변수가 산재하고 있다는 것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전쟁이 대표적이다. 고조되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도 있다. 불리언볼트의 연구 책임자 애드리안 애쉬는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직접적인 충돌 위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면서 국채 보유고 관리자들의 금 매수세는 강세를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금값은 한동안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건 이후 벌어진 지역은행 위기가 최근 또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연장 조치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일부 투자자금이 원자재에 계속 몰릴 거라는 관측이다.
TD 증권은 금리 인하기로 접어드는 시점의 역사적 기준을 볼 때 투자자들이 여전히 금에 과소 투자하고 있다고 짚었다. TD 증권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인 라이언 맥케이는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