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 사이트에 올라온 저스틴 한씨의 사진. 고펀드미 캡처
패션 학도로서의 꿈을 이루고자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난 20대 한인 남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KIRO7 등 다수의 해외 매체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한국계 대학생 저스틴 한(21)씨가 지난달 23일 파리로 여행을 갔다가 낯선 이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씨는 일행 없이 혼자 여행 중이었으며,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질 정도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괴한은 한씨가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며 쓰러진 뒤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한씨의 어머니 미미 양씨는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를 방문하는 것이 아들의 오랜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모은 돈으로 파리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 사실을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후에야 알게 됐다며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프랑스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뒤늦게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가능한 한 빨리 아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영국에 거주하는 남동생을 먼저 파리로 보냈다. 양씨도 다음 날 파리행 비행기에 올라 아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병원 침대에 누운 아들의 눈가는 멍투성이였고, 머리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있었다. 양씨는 아들이 혼수상태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한씨는 현재 의식을 되찾은 상태다. 약간의 식사가 가능하고, 어머니인 양씨를 알아보기도 하지만 자신이 미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치료기간이 길어지면서 병원비 역시 양씨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씨의 친척인 김모씨는 양씨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자 치료 비용 모금을 위한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김씨에 따르면 한씨는 외상성 뇌손상 치료를 위해 감압 두개골 절제술을 포함한 두 차례의 소생 신경 수술을 받았으며, 중환자실에서 몇 주를 더 보낸 뒤 수개월간의 재활치료까지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파리 경찰국은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프랑스 시민권자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