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폭풍이 강타한 매사추세츠 웨스트포트 해안지역/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한 해변마을에서 바닷물이 마을을 덮치는 것을 막으려고 6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모래언덕을 쌓았으나 겨울 폭풍으로 단 3일만에 모래를 모두 잃은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56㎞ 떨어진 매사추세츠주의 부유한 해변마을인 솔즈베리의 집주인들은 잇따른 폭풍과 폭우로 침식된 해변에 모래 1만5000t 투입해 해안 보호용 모래언덕을 건설했다.
일 년 내내 강력한 제트 기류의 영향을 받는 솔즈베리는 기상 이변의 영향을 점점 더 크게 받으면서 최근 몇 달간 해수면 상승, 강풍, 폭풍우로 어려움을 겪었다.
바닷물이 치고 들어와 해변 주택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서는 지난 몇 주일 동안에 걸쳐 해안보호용 사구와 방파제 공사가 진행됐으며, 50만달러(약 6억6000만원)가 투입됐다.
작업은 지난 10일 폭풍우가 마을을 휩쓸기 3일 전에 완성됐지만 강력한 강풍과 폭우에 72시간도 되지 않아 바다로 휩쓸려 나갔다. 언덕이 마을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폭풍이 몰아닥치자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모래언덕을 추진했던 '변화를 위한 솔즈베리 해변 시민' 모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값비싼 보호 장치가 며칠 만에 파괴됐지만 희생적인 모래 언덕은 제 역할을 다했다"며 "일부 주택과 사유지 등 재산이 겨울 폭풍과 홍수에 잡아먹히는 것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자구책이 수포로 돌아가자 마을 주민들은 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역 뉴스 매체인 폭스59는 "주 상원이 모래 보충을 위해 주정부 예산 150만달러(약 20억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침식된 해안에 모래를 다시 보충하는 공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철제 격벽과 같은 인공구조물은 침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보통 허용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래언덕이 소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계속해서 모래를 쌓는 일은 낭비라며 결국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