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축구협회가 14일(현지시각) 공개한 새 원정 유니폼./엑스
“축구팀을 발레단처럼 만드느냐.”
독일 축구대표팀이 최근 공개한 분홍색 새 유니폼을 두고 축구팬들 사이에서 거센 비난과 조롱이 나오고 있다. 전통을 저버린 우스꽝스러운 색이라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각) 다수 외신에 따르면 독일축구협회(DFB)는 지난 14일 공식 엑스(X·옛 트위터)에 올여름 홈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입을 새 유니폼 사진을 올렸다.
독일축구협회가 14일(현지시각) 공개한 새 홈 유니폼./엑스
홈 유니폼은 상의와 하의, 양말까지 흰색으로 맞춰 “전통적”이라는 평이 나왔지만 분홍색과 보라색을 섞은 원정 유니폼 색상이 논란이 됐다.
해당 트윗에는 16일 기준 14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팬들은 원정 유니폼을 두고 “축구팀을 발레단처럼 만드느냐” “하이힐과 핸드백도 함께 파느냐” “분홍색 운동화와 머리띠가 빠졌다” “국기도 무지개 깃발로 바꿔라”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
독일 축구대표팀 새 원정 유니폼에 한 네티즌이 "하이힐과 잘 어울린다"며 남긴 댓글. /엑스
독일 축구팀은 오랫동안 원정 경기에서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국기 색상에 포함된 붉은색과 검은색도 도입했다.
이에 독일 현지 매체들도 새 유니폼을 두고 “예상치 못한 파격이다” “원정 유니폼은 대담하고 홈 유니폼은 전통적이다” “원정 유니폼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니폼을 제작한 아디다스는 “새로운 세대의 축구 팬과 독일의 다양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랜드 전문가 마르셀 로코는 독일 현지매체 슈피겔에 “핵심 가치와 상징을 소홀히 다루면 소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쿨하다’고 잘난 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축구 대표팀 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팀 감독은 골키퍼가 화려한 유니폼을 입으면 골대가 좁게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이미 벌어진 논란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 선수 플로리안 비르츠는 “홈 유니폼은 클래식한 전형적인 독일 유니폼인데 (원정 유니폼은) 쿨하고 뭔가 다르고 특별하다”며 디자이너의 용기를 칭찬했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원정 유니폼이 그동안의 저조한 유니폼 판매 실적을 올리려는 판매 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마케팅 부서는 더 많은 여성 팬이 유니폼에 100유로(약 14만원)를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매체 티온라인은 “DFB가 지난해 3350만유로(약 4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극단적인 유니폼으로 흥행대박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