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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뉴욕주 법원에 재판을 위해 출두하던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 <사진=AFP연합뉴스>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미국 법원이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최근 화이트 칼라 범죄에 내려진 형량 중 두 번째로 긴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는 이날 뱅크먼-프리드에 징역 25년형과 110억2000만달러(약 15조원)의 재산 몰수 명령을 선고했다.

카플란 판사는 “뱅크먼-프리드는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을 할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그것은 결코 사소한 위험이 아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상당한 기간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는 범위까지 그를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뱅크먼-프리드에게 내려진 형량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40∼50년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에게 선고될 수 있는 법정 최고 형량은 징역 110년 형이었으며, 연방 보호관찰관은 징역 100년형을 권고한 바 있다. 반면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사가 제안한 형량은 징역 5년~6년 반 정도였다.

뱅크먼-프리드는 최후 진술을 통해 FTX 고객들과 투자자,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모든 단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나는 여러 가지 나쁜 결정들을 내렸다. 이기적인 결정이 아니라 나쁜 결정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변호사는 “샘은 매일 아침 사람들을 해치려고 나서는 무자비한 금융 연쇄 살인범이 아니었다”며 “그는 악의를 품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머릿속에서 수학적인 판단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변호했다. 그러면서 FTX의 투자자들이 그들의 자금을 대부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플란 판사는 FTX 고객들이 약 80억달러(약 10조8000억원), FTX의 투자자들이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그가 설립한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 대출기관들이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뱅크먼-프리드에 제기된 7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평결했다.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부터 FTX가 무너진 2022년 11월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 등으로 2022년 12월 기소됐다.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 달러의 정치 후원금을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뱅크먼-프리드는 2022년 12월 FTX 본사가 있던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지난해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화이트 범죄로 유죄를 받은 형량 중 두 번째로 긴 것이다. 가장 긴 형량을 받은 사람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폰지사기로 유죄를 선고받는 버나드 메이도프다. 그는 2009년 징역 150년 형을 선고받았고 교도소에서 12년 복역 후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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