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히 전쟁 이겨야 한다는 의미” 해명
원자폭탄 자료사진. 123rf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가자지구에 원자폭탄을 써야 한다는 뉘앙스로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CNN, NBC 방송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팀 월버그 하원의원(미시간)은 25일 지역구 행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항구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윌버그 의원은 “우리는 인도 지원에 한 푼도 써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나가사키와 및 히로시마처럼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때인 1945년 8월 원자폭탄을 투하한 곳이다. 원폭이 실전에 사용된 것은 이때가 인류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남성의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4.3.28 AFP 연합뉴스
월버그 의원의 발언은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공유됐으며, 이후 논란이 확산했다.
그러자 월버그 의원실은 미국 언론에 전체 발언문을 전달하고 해명했다.
의원실은 월버그 의원이 나가사키·히로시마 발언 뒤에 “우크라이나도 똑같다. 우크라이나(지원)의 80%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대신, 우리가 러시아를 완패시키길 원한다면 (지원금의) 80~100%가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데 사용돼야 한다”라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
월버그 의원도 같은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냉전 시대에 자란 사람으로 핵무기 사용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미군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각각 전쟁에서 신속하게 이겨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은유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의도는 보도와는 정반대”라며 “전쟁이 빨리 끝날수록 무고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17 공군기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 물품을 공수하고 있다. 2024.3.29 AP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C-17 공군기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 물품을 공수하고 있다. 2024.3.29 AP 연합뉴스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