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뉴욕 지진 4천200만명이나 느껴…"단단한 美동부 지질 탓"

by 민들레 posted Apr 07,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규모 안 커도 다수 감지…뉴욕 일대 지진으로는 1884년 이후 최대
지진파, 오래되고 밀도 높은 동부 잘 통과…서부는 지진파 흡수
서부 주민들, 동부 '지진 호들갑' 조롱…"뉴욕 고층빌딩, 소규모 지진 잘 견뎌"

 

뉴욕 지진 소식을 전해주는 전광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5일(현지시간) 미국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미국 인구의 8분의 1가량인 4천200만명이나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진 규모가 5를 넘지 않았는데도 흔들림이 이처럼 넓게 펴진 이유는 '밀도가 높은 오래된 암석'이라는 미국 동부 지질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고, 4천200만명 이상이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미국 뉴저지 지진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email protected]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지진은 뉴욕시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등 동부 전역의 도시에서도 감지됐다.

악시오스는 이런 현상에 대해 "같은 규모의 지진이 서해안에서 발생했다면 그렇게 멀리서까지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북미 동부 지역의 지진파는 서부 지역의 지진파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 차이가 동부의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이 서부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지질학적 차이에 크게 기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동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애팔래치아 산맥은 세계에서 오래된 산맥 중 하나로, 미국의 다른 산맥이 형성되기 수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

USGS에 따르면, 동부의 오래되고 밀도가 높은 암석은 지진이 발생할 때 지진파가 더 효과적으로 통과하도록 해준다.

이는 방출된 에너지가 더 먼 거리를 이동하고 더 넓은 지역에서 지진파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진파가 이동하다가 서쪽의 더 젊고 파열된 암석을 만나면 에너지가 단층에 흡수되면서 빠르게 소멸한다.

2011년 중동부 버지니아를 강타한 규모 5.8의 지진과 2014년 서부 샌프란시스코 북쪽 나파를 뒤흔든 규모 6.0의 지진은 지질적 차이가 지진파의 진행에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버지니아 지진은 북미 역사상 가장 널리 감지된 지진으로 여겨지는데, 버몬트에서 플로리다 일부에 이르기까지 동부 해안 전역에서 흔들림을 느꼈다.

반면, 나파에서는 버지니아와 비슷한 규모의 지진 에너지가 방출됐으나 지진 감지 범위는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한정됐다.
 

뉴욕 맨해튼 고층 빌딩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기준으로 이번 지진은 뉴욕 일대 지진으로는 1884년에 발생한 규모 5.2 지진 이래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지진 경험이 없는 상태서 규모 5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자 지진을 느껴서 깜짝 놀랐다는 뉴욕 주민들의 경험담이 SNS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지진을 자주 겪는 서부 주민들은 동부가 별일도 아닌데 호들갑을 떤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서부 주민들은 동부의 지진 경험담에 "처음 겪냐?"는 내용을 담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대꾸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4.2와 4.4 지진은 SNS 글을 몇 개 유발하지도 않았다고 비꼬았다.

한편, 뉴욕의 고층 건물들은 소규모 지진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PTN에 따르면, 설계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말슈는 "1990년대에 뉴욕 건축법에 지진 관련 조항이 포함됐고 덕분에 건물이 유연해졌다"며 "작은 지진이 생기더라도 바람 부는 날을 견딜 수 있는 고층 빌딩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