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발란
김혜수(발란), 주지훈(머스트잇), 김희애·김우빈(트렌비) 등 ‘톱스타’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음에도 고전을 면하지 못했던 명품 쇼핑 플랫폼 ‘톱3’가 기사회생했다. 2022년 대규모 적자를 낸 이후 2023년부터 비용 감축과 사업 재정비 작업을 거쳤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은 지난해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2년 순손실이 177억원에 달했지만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영업익은 250억원으로 전년보다 24.5% 감소했으나 영업손실 규모(79억원)가 대폭 줄었다. 2022년 158억원에 달했던 광고선전비를 37억원으로 대폭 삭감한 영향이 컸다.
사진 제공=트렌비
사진 제공=트렌비
트렌비와 발란 역시 수익성 개선 노력이 반영된 실적이 나왔다.
우선 트렌비는 지난해 매출이 402억원으로 54.5% 감소했지만 적자 규모를 80% 넘게 줄였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2억원, 35억원이었다. 역시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29억원으로 전년보다 76% 감축했다. 여기에 '중고 명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내세우면서 이익률이 개선됐다. 트렌비 측은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이 2022년 29%에서 지난해 44.9%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중고 명품 사업은 트렌비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발란 또한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100억원, 123억원으로 각각 73.3%, 67.7% 축소됐다. 매출 감소폭(56%)보다 큰 폭으로 손실을 줄였다. 광고선전비를 386억원에서 101억원으로 ¼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한편 코로나19 당시 ‘보복 소비’가 트렌드가 되자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톱스타’ 모델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는 이후 위기를 맞았다. 해외 공급업체 등과 계약을 맺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공급했으나 공격적 마케팅에 따른 대규모 손실, 가품 논란에 따른 소비자 신뢰 약화로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여기에 엔데믹과 소비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위기 타개하기 위해 3사는 지난해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과거 조인성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시장 4위권이던 캐치패션은 지난달 19일로 서비스를 중단해 사실상 영업 종료 상태다. 해외 명품 플랫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국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는 지난해 12월 쿠팡에 인수됐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