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해군이 표류하는 보트에 접근하고 있다. (출처=콜롬비아 해군)
망망대해에 표류하던 보트가 극적으로 발견돼 구조됐다. 배에는 공식적으로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과 개 1마리가 타고 있었다.
콜롬비아 해군 관계자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강검진 결과 구조된 사람과 개는 모두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제 표류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일하고 말했다.
보트는 지난 14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앞바다 카리브 공해에서 발견됐다. 보트가 발견된 건 기적 같은 우연이었다. 콜롬비아 해군은 이날 바다에 나간 준설선으로부터 긴급구조 신고를 받았다. 카르타헤나항에서 출항한 준설선은 공해에서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해군에 SOS를 쳤다.
해군은 사고를 당한 준설선을 향해 함정을 보내 구조에 나섰다. 관계자는 “선박을 견인하는 건 힘들어 배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인명피해가 없도록 선원을 구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함정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공해로 나가 준설선을 향해 힘차게 파도를 가르던 함정은 바다에 떠 있는 보트 1척을 발견했다. 작은 보트에는 사람들이 잔뜩 타고 있었다. 표류를 직감한 함정은 속도를 늦추고 보트에 접근해 타고 있던 사람 10명을 전원 구조했다. 보트에는 사람들과 함께 개 1마리가 타고 있었다.
구조된 10명과 개는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고 해양관리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제 막 조사를 시작하려는 참이라 구체적인 사실을 공개하진 못하지만 중미에서 내려온 이주민인 건 맞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아이티에서 탈출한 난민일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해군이 아직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트가 해군에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비극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최근 브라질 파라주 앞바다에선 시신이 무더기로 쓰러져 있는 보트가 발견됐다. 보트에서 발견된 시신은 약 20구로 사망한 지 오래된 듯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시신에선 사망 전 탈수와 굶주림을 겪은 흔적도 나왔다.
브라질 당국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이티에서 보트를 타고 탈출한 사람들로 보인다”면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해군 관계자는 “보트를 보자마자 브라질에서 발견된 보트가 떠올랐다”면서 “이번에 구조한 보트에도 식량과 물이 떨어져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