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우여곡절 끝에 '우크라이나 지원안' 통과시켰다

미 국회의사당의 모습. 최철 기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20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다음주 상원 통과가 유력해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이밖에 미 하원은 260억달러(약 36조원)에 달하는 대(對)이스라엘 안보 지원안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대만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를 돕는 81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지원안도 통과됐다. 
 
여기다 미 하원은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도 통과시켰다. 미 의회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만큼 틱톡의 데이터가 미국민을 감시하거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선전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다만 이번 수정안에는 바이트댄스가 1년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원안은 6개월안에 매각하도록 했는데, 이번에 완화된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우크라이나 지원안에는 미국이 동결 중인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피로감'을 호소해온 공화당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다.
 
앞서 미 의회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이스라엘·우크라이나·대만 긴급 지원을 포함한 950억달러(약 131조원) 규모의 패키지 안보예산안과, 공화당의 이스라엘 단독 지원안이 함께 제출된 상태였다.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인해 두 달 넘도록 지원안들이 의회를 통과되지 못했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이스라엘 단독 지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어서였다.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스라엘 지원 필요성이 더욱 설득력을 얻으면서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패키지 안보예산안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만, 기타 등 총 4개의 개별적 법안으로 나눠 의회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강경파와 이스라엘 단독 지원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는 민주당을 모두 의식한 조치였고, 결국 돌파구를 마련했다.

다만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존슨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반발했지만, 이날 법안들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존슨 의장은 한시름을 놓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중대한 분기점에서 하원의원들은 역사의 부름에 함께 부응해 내가 수개월간 싸워온 시급한 국가안보 법안을 처리했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결정적인 지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하원과 양당 그리고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결정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