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Z세대 버블티 사랑에…억만장자 오너들 대거 등장
사진=한경DB
중국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버블티가 꾸준한 인기를 끌어 버블티 체인이 급성장하고 있다. 버블티 산업이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일부 회사들은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버블티 회사 오너들도 나타났다.
○IPO 앞둔 차바이다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버블티에 애정을 쏟은 결과,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6명의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중국 3위 버블티 체인 ‘차바이다오’의 운영사 쓰촨 바이차 바이다오 인더스트리얼은 23일 홍콩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021년 6월 나이쉐에 이어 홍콩 증시에 두 번째로 상장하는 버블티 브랜드가 될 예정이다.
목표는 3억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73%의 지분을 가진 창업자 부부(왕샤오쿤, 류 웨이 홍)의 순자산은 27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차바이다오매장(사진=차바이다오홈페이지)
버블티는 40년 역사를 가진 음료다. 1980년대 후반 대만에서 학교, 사무실 근처의 작은 노점상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밀크티에 카사바로 만든 타피오카 펄을 넣어 먹는 것이 기본이다. 1990년대에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체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현재 수천개의 브랜드가 생겨났다.
버블티 체인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조합대로 음료를 제공한다. 스타벅스처럼 ‘커스터마이징’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버블티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좋아하는 차(홍차, 백차, 녹차, 보이차 등), 과일(오디, 자몽, 딸기, 오렌지 등), 버블(타피오카, 크리스털, 알로에, 타로 등)로 수만가지의 조합이 탄생한다. 여기에 팥, 크림치즈 거품 등을 올려 먹을 수 있다. 당도나 얼음의 양 역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중국 민성증권에 따르면 차 음료를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는 “지친 삶에서 달콤한 음료가 행복을 준다”고 답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무료 배달 서비스로 급성장
불꽃 튀는 버블티 시장 경쟁에서 2008년 창업한 차바이다오는 초반에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미 수많은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차바이다오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겨냥해 디테일로 승부를 봤다. ‘한 잔 무료 배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경쟁 기업들이 인건비 문제로 최소 두 잔은 구매해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 것과 달리, 차바이다오는 한 잔을 구매하는 고객이라도 배달비를 받지 않고 배달을 해줬다. 차바이다오는 1인 가구의 전폭적인 지지로 성장해나갔다. 2018년에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해 매장 수를 늘려나갔고 현재 중국에서만 8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해외 첫 매장을 서울에 열기도 했다.
차바이다오에서는 0.5리터 버블티를 2달러가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해왔다. 업계 평균이 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차바이다오의 IPO 안내서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2021년 대비 56% 이상 증가해 57억 위안을 기록해 성과를 거뒀다.
차바이다오에서 판매중인 음료(사진=차바이다오 홈페이지)
중국 음료 프랜차이즈 미쉐빙청을 설립한 장홍차오와 장홍푸 형제 또한 순자산이 15억달러에 달한다. ‘5위안(약 1000원)짜리 밀크티’로도 유명한 미쉐빙청은 매장 수 기준으로 스타벅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음료 체인점이다. 중국 전역에 3만20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중국 인근 11개 국가에도 400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2020년에 투자자들이 미쉐빙청에 투자한 이후 미쉐빙청의 가치는 233억위안으로 평가됐다.
○인플레는 독
다만 불안정한 증시 환경,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둔화는 소비재 업계에 악재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고급 차 브랜드 나이쉐의 경우 저렴한 경쟁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최근 차 한 잔 가격을 약 2.5달러 수준으로 인하했다.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상장 후 주가는 90% 가까이 하락했다.
창업자 펑 신과 남편 자오 린의 순자산 가치도 2021년 22억 달러에서 현재 3억 달러 미만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스티븐 니 다이와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나는 차 산업 선도기업들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 음료 부문 경쟁은 너무 혼잡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에버브라이트 증권 인터내셔널의 전략가인 케니 응 역시“중국 본토의 소비가 고르지 않게 회복되고 있어 소비재 기업의 수익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