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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저의 초상' 1925년 전시 이후 증발
도난품·불법적 압수 등 출처 의심 주장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초상화 '미스 리저의 초상'이 팔린 경매소 ⓒ AFP=뉴스1

구스타프 클림트의 초상화 '미스 리저의 초상'이 팔린 경매소 ⓒ AFP=뉴스1

오스트리아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렸지만 약 100년간 흔적을 감췄던 한 초상화가 24일(현지시간) 출처에 대한 의문에도 3000만 유로(약 442억 원)라는 기록적인 가격에 팔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클림트의 그림 '미스 리저의 초상'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의 경매소인 임 킨스키에서 이런 가격에 판매됐다.

이 초상화는 1925년 빈 전시회에서 이 그림이 전시됐었다는 것이 흑백사진 증거로만 남은 채 100년간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다가 이번 경매에 다시 등장한 것인데, 임 킨스키는 이 그림의 가치를 3000만~5000만 유로로 추산했다. 하지만 작품의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판매나, 얼마에 팔릴지가 불투명했다.

이 그림은 미완성작이라 클림트의 서명이 없다. 밝은 빨간색 바탕에 꽃이 화려하게 장식된 커다란 망토를 두른 젊은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의 주인공 여성은 부유한 유대인 산업가 가문인 리저 가문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 후원자인 헨리에트 (릴리) 리저의 두 딸 헬렌과 애니 중 하나로 추정되는데, 1960년대에 작성된 최초의 클림트 카탈로그에는 이 여성이 리저의 조카인 마르가레테라고 적혀 있다.

그림의 주인공은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클림트의 작업실을 9번이나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릴리 리저는 나치 점령 후에도 빈에 남아있다가 1942년 추방되었고 1943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죽었다.

최근 한 오스트리아 언론은 그림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림의 출처가 어디냐는 매우 중요한데, 나치가 훔친 예술 작품을 작가들의 후손에게 돌려주기로 한 국제협약인 워싱턴원칙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박물관의 서신을 바탕으로 언론은 릴리가 자신이 죽기 전 자기 회사 직원에게 그림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 후 이 그림은 나치 상인의 손에 들어갔고 그의 딸이 물려받았는데 그가 죽은 후 먼 친척들이 이 그림을 맡았다.

이번 클림트의 초상화가 나치 상인 손에 들어갔던 점은 도난품이었을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임 킨스키는 작품이 도난당했거나 불법적으로 압수되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림 자체에서 약탈이나 도난, 불법 압수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임 킨스키에 따르면 그림의 뒷면은 "완전히 손대지 않은 상태"이며 우표나 스티커 등 아무 흔적도 없다. 이는 그림이 나치 압수품이거나 오스트리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음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그림의 마지막 소유자는 2년 전 임 킨스키에 연락해 법적 조언을 얻었다. 이후 임 킨스키는 현재 주로 미국에 거주 중인 리저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가족 일부는 그림을 보기 위해 온 후 판매에 장애물이 없도록 그림 소유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그림의 출처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몇 가지 점에 대해 더 비판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앞서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홍콩, 스위스에서 전시되었다. 클림트의 초상화는 공개 경매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데, 나오기만 하면 최고가에 팔리곤 한다. 지난해 6월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은 런던에서 유럽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9430만 달러(약 1300억 원)에 팔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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