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힐즈버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격정적인 표정으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방인 플로리다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복원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심판론’을 띄웠다. EPA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자 관련 발언을 두고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이유가 이민자 덕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중국이 왜 경제적으로 그토록 나빠졌는가? 일본이 왜 힘들어 하는가? 러시아는? 인도는? 그들이 외국인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민자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이민자에 개방적이지 않은 국가로 폄훼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백악관에 국빈으로 초청한 지 한 달도 안 돼 외교 결례를 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한 취재진이 ‘대통령은 일본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외국인을 혐오한다고 묘사했다. 무슨 의도냐. 대통령은 일본에 사과하고 싶어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민자의 국가이고 그게 미국의 유전자(DNA)”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의 동맹은 지속하고, 우리는 분명히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헌신과 양 국민 간 굳건한 우정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일본과 인도 등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외교관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최근 이민자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자가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전쟁 박물관 연설에서 파푸아뉴기니 혐오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미 육군 항공대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숨진 자신의 삼촌을 거론하며 “삼촌이 탄 항공기는 적군의 공격을 받아 파푸아뉴기니에 떨어졌다. 추락 현장에 식인종이 다수 있었기 때문에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성명을 내고 “바이든이 말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2차대전은 우리 국민이 저지른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