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루이싱도 실적 타격… 승자 안 보이는 中 ‘커피 전쟁’

by 민들레 posted May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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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타벅스, 5분기 만에 매출 감소
토종 기업 루이싱커피도 적자 전환
내수 둔화에 저가 경쟁 중단 어려워


중국 커피 업계의 가격 전쟁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급 노선’을 포기하고 할인에 나섰다가 매출이 급락했고,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토종 기업 루이싱 커피는 정반대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 끝에 적자로 전환했다. 치킨게임(상대가 백기를 들 때까지 가격을 낮추는 생존 경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내수 둔화 속 가격 정상화는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어 업계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6일 중국 스타벅스에 따르면, 현재 50위안(약 9500원) 이상 구매 시 6위안 할인, 60위안 이상 구매 시 10위안 할인 등 각종 가격 인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율이 최대 16%가 넘는 셈이다. 중국 상관신문은 “가격 전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고급화 전략을 고집하던 스타벅스가 (고가와 저가 정책을 동시에 실시하는) 양면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지난 3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우리는 가격 전쟁을 하지 않는다”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커피라는 소재를 인문학적으로 연결하는 일을 할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 정가는 27위안(약 5100원)으로, 한국(4500원)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가격 할인 쿠폰을 배포하기 시작,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스타벅스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중국 한 스타벅스 매장./X 캡처

중국 한 스타벅스 매장./X 캡처


이같은 가격 할인의 여파는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스타벅스의 2024회계연도 2분기(올해 1~3월) 중국 매출은 7억600만달러(약 9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2023회계연도 2분기부터 2024회계연도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게는 3%, 많게는 51%씩 매출이 성장했는데, 이 기록이 깨진 것이다. 올해 들어 점포가 118개 늘어났는데도 매출이 줄어든 것은 고객당 평균 주문 단가가 9%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에서 쓴맛을 본 것은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최대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는 1분기에 7142만위안(약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에는 5억6400만위안(약 1070억원) 순이익을 냈지만, 적자로 전환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2억7800만위안(약 1조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팔수록 손해가 커진 셈이다. 루이싱커피의 1분기 월평균 거래 고객이 5991만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3.2% 증가했다는 점을 봐도 그렇다.

스타벅스와 루이싱커피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1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격 전쟁 때문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월드커피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커피 전문 매장 수는 1년 전보다 58% 증가해 5만개에 육박했다. 여기에 버블티 프랜차이즈도 커피를 함께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은 포화상태다. 하지만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쿠디커피가 지난해 5월 ‘하루 한 잔 9.9위안(약1900원)’ 이벤트를 시작했고, 다른 기업들도 속속 합류했다.

하지만 출혈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조금씩 발을 빼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올해 2월부터 커피 가격 인하 움직임이 수그러들고 있다”라며 “루이싱커피가 매주 9.9위안에 살 수 있는 커피 종류를 대폭 줄이는 데 앞장섰다”라고 전했다. 업계 내에서는 가격을 계속 낮출 경우 저품질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의 운영 능력을 약화시켜 소비자에게도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장 중국 커피 업계의 치킨 게임이 중단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둔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쿠디커피는 지난해 7월 첫째 주 할인 혜택을 잠시 중단했다가 판매량 급락을 겪었다. 이에 최근 쿠디커피는 할인 행사를 위한 매장 보조금 정책을 2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