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개그우먼 김주연, 배우 정호근/김주연 소셜미디어, 뉴스엔DB
흔히들 연예인과 무속인의 팔자가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갑자기 TV에서 사라진 연예인들이 무속인이 된 근황을 밝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배우 정호근, 개그우먼 김주연이 신내림을 받은 스타들이다.
개그우먼 출신 김주연이 2년간 신병을 앓은 후 신내림을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 4일 공개된 MBN 예능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김주연은 무속인의 삶을 살게 됐다고 밝혔다. 어떤 증상이 있었냐는 질문에 김주연은 "낮에는 멀쩡한데 밤만 되면 열이 펄펄 나면서 갑자기 아픈 거다. 그러다 낮에는 또 멀쩡하고 밤이 되면 열이 펄펄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이 안 좋아서 하혈이 시작됐다. 몸이 워낙 약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그걸 2년을 (하혈)했다. 주변에서는 과다 출혈로 죽지 않은 게 신기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주연은 "이때까지만 해도 신병인지 모르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반신마비 증상이 오더라. 그래서 대학병원에 갔더니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더라. 그렇게 말씀하셔서 너무 충격받아서 눈물 밖에 안 나왔다"며 젊은 나이에 찾아온 불치병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주연은 "제 입으로 '네 아빠 아니면 너 데리고 간다' 이렇게 말하는 거다. 저도 모르게. 내가 말이 너무 무서웠다"며 "처음에는 '너 데리고 간다' 이런 적이 있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에 아빠 얘기가 나오게 되니까 그건 안 되겠다 싶었다. '나는 신을 받아야겠구나' 생각하고 신내림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주연은 "신 굿하기 전날에 그 말을 했는데 신굿을 하는 날 어떤 무속인 선생님이 '너 오늘 안 왔으면 네 아빠 아니면 너, 둘 중 하나 데리고 가려고 했다' 딱 이러시는 거다"고 말했다고. 또 "가족 중에 무속인이 있냐?"는 질문에 김주연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외할아버지가 37살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떤 스님이 지나가면서 '몸에 북두칠성 모양의 점이 있으니 칠성줄 기도해라'고 했다. 명이 짧다며 기도를 많이 하라고 당부했는데, 37살에 돌아가셨다. 그런데 제가 37살에 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김주연은 '근황올림픽' 채널에 출연해 "몸무게가 12㎏ 빠져있더라. 나도 헷갈리더라. 그런데 신병이 맞더라"며 "지금은 당당히 (무당이라) 이야기하고 잘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무당 하니까 거부감을 느끼고 친했던 사람들이 다 멀어지더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다. 별의별 이야기를 다 들었다. 집안에 무당이 없는데 무당이 됐으니, 부모님조차도 그랬다"고 털어놨다.
30년 차 베테랑 배우 정호근 역시 무속인을 살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지난 2022년 7월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정호근은 "어린 시절부터 신기가 많았다. 9세부터 끼가 있었다. 신병을 겪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겪는다. 결국 신병을 멈추기 위해 내림굿을 받았다. 그래도 금방 아픈 게 낫지 않더라.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씻은 듯이 통증이 사라지더라. 힘든 과정을 겪은 후에야 무속인의 길로 제대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정호근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몸소 영적 기운을 느끼면서 겪는 다양한 몸의 고통으로 밥알이 모래알처럼 씹힐 만큼 기력을 잃어간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너무 몸이 피곤하다. 이러다 제명대로 살겠나 싶다. 밥도 안 먹히고 살도 쭉쭉 빠진다. 6㎏이 빠졌다. 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상담하다 보면 사망 당시의 고통이 전달된다. 토할 정도로 역한 기운도 느껴진다. 암 환자의 고통까지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고통을 참고 상담을 끝내고 나면 고객들이 '점 하나도 못 본다'고 대놓고 비난하기도 한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조차 매우 힘든 직업이다"고 토로했다.
정호근은 첫째 딸과 막내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죄책감을 겪었던 일화를 밝혔다. 이에 정호근은 "오 남매 중에서 첫째 딸과 막내아들을 잃어버렸다. 큰딸은 미숙아로 태어나 폐동맥 고혈압을 앓다가 생후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막내아들은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미성숙아로 태어나 3일 만에 죽었다. 수술 후에도 회복되지 않아 고통스러워했다. 울면서 그 녀석을 묻었다"며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게 나 때문인 것 같은 생각도 한다. 아이를 먼저 보내면 집안이 난장판이 된다. 부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싸우고 술 마신다"고 자식을 잃고 힘들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호근은 "어느 날 큰딸이 너무 그리워서 나도 죽으려고 차가 빠르게 달리는 도로를 찾았다. 그런데 차에 뛰어드는 순간 차 경적 소리에 주저앉았다. 그 순간 아내의 얼굴이 보이는데 아내가 울고 있더라. 집에 가보니 아내가 나의 위험한 행동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울고 있었다"고 지난날을 고백했다.
30년간 배우 생활을 했던 정호근은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와 무속인 중 어떤 직업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생활을 30년 넘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당이 됐는데 기가 막힐 노릇 아니냐"고 답했다. 또 정호근은 무속인이 된 이후 직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많았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서 더 이상 나를 안 부르더라. 무속인은 드라마에 출연 금지 시키라는 조항이 있다더라"고 끊겨버린 드라마 캐스팅에 대해 고백했다. 또한 무속인이 되고 배우 동료들과의 관계도 다 끊어졌다며 "동료들이 전화도 안 받더라. 홍해 갈라지듯이 내 곁을 떠났다. 내 무당이라는 직업이 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주연, 정호근 외에도 "무당 사주네?"라고 신내림 받을 뻔한 배우 이이경, 그룹 위너 강승윤이 있다. 그동안 각종 예능에서 남다른 촉을 자랑했던 이이경은 사주 역시 특별했다. 지난해 MBC 예능 '심야괴담회'에 출연한 이이경은 "점집에서 네가 여기 (무속인으로) 앉아 있어야지, 살면서 많이 느끼지 않았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본인이 출연하는 웹 예능에서 로또 3등 번호를 맞추기까지 해 '촉 좋은 이이경'을 입증했다.
또 보이그룹 위너 강승윤 또한 비슷한 경우다. '심야괴담회'에 출연한 강승윤은 "엄청나게 믿는 건 아니지만 앨범 발매 직전 재미로 종종 사주를 본다. 나는 원래도 연예인 할 팔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만 강승윤은 "팔자가 연예인 할 팔자인데, 이제 무당 할 수 있는 팔자도 껴있다고 조심하라고 하더라. 연예인 아니었으면 '무당'도 될 수 있었다고 한다"고 폭탄 고백해 듣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