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섭식 장애 큰 폭 증가
일본 청소년 사이에서 '섭식 장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식 장애는 정신적 문제로 인해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장애다. 현지 전문가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섭식 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현지 매체 CBC테레비는 6일(현지시간) 아이치현에 거주하는 와타나베 유안양 등의 사례를 조명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현재 18세인 와타나베양의 신장과 체중은 각각 155㎝, 26㎏이다. 또래 평균에 미치긴커녕 심각한 저체중이다. 카메라에 비친 그의 모습은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다. 155㎝ 기준 여성의 정상 체중은 일반적으로 46~55㎏으로 알려졌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와타나베 유안양 [이미지출처=CBC테레비 캡처]
초등학생 때부터 섭식 장애를 앓았다는 와타나베양은 "마른 사람 사진을 보면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마나 (체중) 숫자를 줄일지 게임처럼 생각했다. (체중이) 줄어들 때마다의 쾌감에 점점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식사량이 극단적으로 줄어들면서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와타나베양은 중학생 때부터 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심해져 감정적인 문제도 앓게 됐다. 와타나베양의 모친은 매체에 "초등학생 아이가 (거식증에) 걸리니 목숨이 위태로운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게 힘들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15년째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30대 여성의 사례도 함께 전해졌다. 이 여성은 키 158㎝에 몸무게 38㎏으로, 과거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상 체중에는 한참 못 미치는 상태다. 그는 "예전에는 30㎏일 때에도 아직 살을 더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뼈가 보이는 정도가 이상적이고, 내 뼈가 보이면 기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몸무게가 심각한 저체중으로 떨어졌을 때는 혼자 힘으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으며, 옷을 벗거나 입는 힘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체온이 34도 이하로 내려가 생명이 위험했던 적도 있었다고 CBC테레비는 전했다.
일본 섭식장애학회에 따르면 2019~2020년 10대 섭식 장애 환자는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CBC테레비는 "팬데믹 상황에서 친구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으며 스트레스 등이 커진 것이 계기가 된 것"이라며 "섭식장애는 사망률이 5%에 달해 정신질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일본 내 섭식 장애 환자는 약 2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