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등 반도체 수출면허 취소
제재에도 중국 기술발전 차단 실패
한국 등 동맹국도 동참 압박 가능성
중국 BYD, 멕시코서 전기픽업 공개
미국 시장 진출 위한 우회 통로 포석
미국이 7일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해온 인텔과 퀄컴 등 자국 반도체 업체들의 수출 면허를 취소하고 나선 것은 수년간 지속해온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온다. 기술 통제에도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자 규제 허점 보완을 통해 더 촘촘한 규제망 형성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대중 수출 제한 동참 압박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8월 화웨이가 7나노미터(㎚)급 첨단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한 데에 대해 위기감을 느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지난 2022년 10월 중국 기업을 상대로 전면적인 수출 통제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빠르게 첨단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정가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핵심기술 발전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미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업체들의 수출 면허 취소를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부위원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옳은 결정”이라면서 “애초부터 허가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비콘글로벌전략의 수출 통제 전문가 메건 해리스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 중국 기술 문제에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중국에 대한 더 강경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6일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 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를 요구하면서 동맹국 출신 엔지니어가 중국 첨단 반도체 공장에 취업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대중국 기술 수출 통제 범위를 인력 분야로 확대할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한편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14일 멕시코에서 첫 전기 픽업트럭을 공개한다고 멕시코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구멍을 이용해 멕시코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