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변호사였던 코언, 이틀째 증언…"대니얼스에 건넨 합의금, 자문료로 변제받아"
FBI 압색에 "현직 대통령이니 안심해라"…트럼프 변호인단은 신빙성 흠집내기 나서
한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속 변호사로 일했던 마이클 코언이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두하고 있다. 2024.05.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의 핵심 증인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자신의 법률 자문료는 입막음 합의금을 변제 받기 위한 가짜였다고 증언했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속 변호사로 일하며 '해결사'로 불렸던 코언이 대통령과 성인 배우 간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자신이 먼저 합의금을 건넨 뒤 법률 자문료로 이 돈을 돌려받았다는 얘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코언의 '막말' 이력을 폭로하며 증언 신빙성 흔들기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언은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맨해튼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 이틀째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코언은 이날 오전 검찰 측 증인 심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갓 취임한 2017년 2월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법률 자문료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코언은 자신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에게 지불한 합의금에 대한 변제가 당시 법률 자문료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수잔 호핑거 검사는 코언에게 법률 자문료 청구서와 수표를 보여주며 "자문료 계약이 있었냐"고 물었고, 코언은 이를 부인하며 가짜 청구서에 불과했다고 답했다. 호핑거 검사가 보인 수표 일부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서명이 기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대니얼스의 폭로를 막기 위해 먼저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의 입막음 합의금을 주도록 하고, 이후 코언에게 트럼프그룹의 돈으로 변제하면서 회사 장부엔 34차례에 걸쳐 법률 자문료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코언은 이 일로 기소돼 2018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코언은 이날 2018년 4월 연방수사국(FBI)이 자택을 압수수색 하자 당황한 나머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일도 회상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니 걱정하지 말라. 아무 문제 없이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자신을 안심시켰고,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수사가 속도를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접 연락을 삼가며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측 인사를 통해 의중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재개된 증인 심문에서 코언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코언이 소셜미디어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독재자' '얼간이'라고 불렀으며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백악관이 아닌 큰집(감옥)에나 가라'는 문구가 적힌 머그잔을 팔고 있다는 점을 배심원들에게 상기시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성추문 입막음 사건 관련 5주차 재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스토미 대니얼스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