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유명한 베이징, 5월에 최고 기온 30도 넘어
지난해 베이징 40도 이상 무더위 지속, 피해도 이어져
불볕더위는 전력 수급, 생산성 저하 등 경제에도 영향
오전 6시에 일어났는데 방 안의 따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스마트폰 날씨 앱을 보니 벌써 섭씨 22도, 오늘 낮 최고 기온은 33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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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높은 기온은 늦은 오후가 돼도 큰 차이 없다. 오후 7시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너무 더워 지금 날씨를 보니 32도다. 때마침 저녁 메뉴가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였던 탓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중국의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모양새다. 이제 5월 중순으로 절기상으로는 아직 봄철이지만 30도 이상 무더위를 겪은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 한 중국인 사용자는 “해가 뜬 날씨를 좋아하지만 지금 저녁인데도 아직까지 해가 뜬 것처럼 덥다”며 “산책을 나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기분도 컨디션도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의 극심한 불볕더위는 잘 알려져 있다. 베이징은 짧은 봄이 지나고 여름이 빨리 찾아오는데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현지 교민들과 주재원들은 베이징은 겨울에 한파가 몰아치지만 여름에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만큼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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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2일에는 베이징의 대표 기온을 측정하는 베이징 난자오관상대에서 오후 한때 40.1도가 측정됐다. 난자오관상대 관측 기온이 40도를 넘은 것은 2014년 5월 이후 약 9년 만이었다.
이날 이후 3일 연속 40도 이상 고온이 이어졌다. 7월에도 40도 이상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돼 이에 따른 피해 사례가 잇달아 보고됐다. 지난해 7월 베이징의 관광 명소인 이허위안에서는 관광 가이드가 열사병 증세를 보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사회적인 문제와 함께 경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에어컨 같은 가전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진행 중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내수 소비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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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걱정되는 점도 많다. 폭염이 지속되면 아무래도 공장 같은 현장에서 작업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작업이 미뤄지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산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농업 비중이 큰 중국에서는 폭염이 발생할 경우 수온 상승과 물 부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농촌 인력들의 농작업도 차질을 빚게 된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전력 소모량도 급증한다. 중국은 전기·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의 절대적인 가격이 한국 등 다른 나라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사용량이 급증하면 결국 큰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이 늘어나면 탄소 배출 등 환경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한편 이번주에도 중국의 고온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북부는 이번주 맑으면서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베이징을 비롯해 시안, 정저우 등은 올해 연중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부·남부 등은 최고 기온 30도 이상인 지역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베이징=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