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난민촌 공습... 이스라엘, 또 민간인 학살 논란
▲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축 작전에 대한 논란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
ⓒ CNN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가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으로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598명이라고 집계했다.
이스라엘군은 8일(현지 시각)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구출 작전을 벌이면서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작전으로 남성 3명, 여성 1명 등 자국인 인질 4명을 구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오자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작전 만족하느냐"... 대답 피한 백악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에 충격받았다"라면서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며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총 사망자는 9일 기준 3만7천84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사망자 가운데) 테러범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정당성을 내세웠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이번 작전 성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영구적인 휴전 협정을 맺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고 신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숫자는 아직 모르지만 무고한 사람들이 이번 작전으로 희생되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자 비극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번 전쟁 탓에 극심한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라며 "이는 하마스가 사람들이 붐비는 민간인 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작전을 펴고 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넘겼다.
"이번 작전, 큰 성공이라는 주장 못 받아들여"
그럼에도 수백 명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 인질 4명을 구한 이번 작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질을 구했다는 이스라엘의 행복감은 가혹한 현실로 바뀌고 있다"라며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는 적어도 국제적으로는 이번 작전이 큰 성공이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 4명의 인질을 구출하는 데 그친 것은 이처럼 복잡한 군사 작전을 하더라도 인질 중 소수만을 구할 수 있을 뿐이고 이스라엘군에 큰 위험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에 대해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며 "무고한 민간인에게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내분에 휘말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수립할 것을 압박하던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날 전시 내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간츠 대표는 성명을 내고 "전시 내각을 떠나는 것은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결정"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정한 승리를 위해 전진하는 것을 막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간츠 대표는 지난달 18일 TV 연설에서 "전시 내각이 다음 달 8일까지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수립하기를 원한다"라며 "만약 이 기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