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아 정기 성지순례(하지)에 나선 인파 ⓒAFP 연합뉴스
지구 북반구의 여름이 막 시작됐는데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백명이 사망했다.
21일(한국시각) 로이터통신은 초여름을 맞은 북반구 4개 대륙에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2000년만에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보다 더 더울 수 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염으로 전 세계에서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수천명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2백만명 가까이 모였으며 수백명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각)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고 섭씨 51도의 폭염을 기록했다.
이집트 의료 및 보안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하지에 참여한 이집트인이 최소 530명이 숨졌으며 4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발칸반도에 있는 세르비아의 기상학자들은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발칸 반도를 가로질러 뜨거운 전선을 형성하면서 이번 주 기온이 섭씨 40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 베오그라드의 응급구조대는 밤사이 109차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유럽은 더위 속에서 관광객 사망자와 실종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지난 월요일 마트라키섬을 관광중이던 55세 미국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일주일 만에 세번째 사망자다.
16일(현지시각) 미 LA 서북부에서 산불과 싸우는 소방관 ⓒEPA 연합뉴스
미국 동부는 나흘 연속 열돔(heat dome, 뜨거운 열기가 야구장의 돔처럼 특정 지역의 대기를 감싸는 현상)현상에 따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시는 도서관, 노인복지관 및 기타 시설에 비상대피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뉴욕시 교외의 많은 지역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단축 수업을 했다.
기상 당국은 또한 이날 피닉스를 포함한 미국 애리조나 주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이 지역은 기온은 섭씨 45.5도(화씨 114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뉴멕시코 주에서는 폭염으로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2명이 사망하고 2만3천에이커(93km²) 이상이 불에 탔으며 주택 500채가 소실됐다.
연방 정부의 통합 열 건강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목요일 거의 1억 명이 폭염의 위험에 노출됐다.
지난 수요일 인도 뉴델리는 새벽 1시 기온이 섭씨 35.2도로 55년 만에 가장 더운 밤을 기록했다. 뉴델리는 지난 5월 14일부터 38일 연속 최고 기온이 40도(화씨 104도) 이상을 나타냈다.
인도 보건부의 관계자는 수요일 인도 북서부와 동부가 인도에서 평년의 두 배나 긴 폭염 일수를 기록한 3월 1일부터 6월 18일 사이에 4만건 이상의 온열질환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최소 11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폭염에 다른 사망자를 정확하게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감시국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연속 가장 따뜻한 기록을 세웠으며 이달도 폭염으로 같은 기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기상기구는 앞으로 5년 중 한 해가 2000년만에 가장 따뜻했던 2023년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8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산업화 이전 10년에 한 번 발생했을 폭염이 앞으로 10년 동안 2.8배 발생하고 평균 기온이 1.2C 더 따뜻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가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기후 온난화 유발 물질 배출을 계속한다면 폭염은 계속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