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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톰 행크스(왼쪽)와 그의 아들 쳇 행크스. 사진 인스타그램

배우 톰 행크스(왼쪽)와 그의 아들 쳇 행크스. 사진 인스타그램

 

미국의 '국민배우' 톰 행크스(67)의 차남 쳇 행크스(33)가 백인 우월주의 구호를 확산시켰다는 구설에 올랐다. 이에 쳇 행크스는 "왜곡"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하는 쳇 행크스는 앞서 마약 복용과 여자친구 폭행, 흑인 비하 발언 등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서 공개된 "톰 행크스의 아들은 어떻게 온라인에서 혐오 밈(하나의 콘텐트가 패러디나 짤이 되어 유행하는 현상)을 낳았나"(How Tom Hanks’s Son Spawned a Hateful Meme Onlin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3년 전 쳇 행크스가 자신의 계정에 올렸던 '화이트 보이 서머'(white boy summer·백인 소년 여름)라는 문구를 소개했다.

쳇행크스는 지난 2021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당 문구를 포함한 게시물을 다수 올렸다. 남성과 관련된 패션이나 조언을 담은 글에서 이 문구는 자신을 비롯해 동료인 백인 뮤지션 존 비와 잭 할로우를 지칭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 팝스타 메건 더 스탤리언과니키미나즈 등이 협업해 인기를 끈 노래 '핫 걸 서머'(Hot Girl Summer)의 오마주가 담긴 쳇행크스의 '화이트 보이 서머'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해당 문구는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졌고 곧 인종주의자들이 애용하는 문구가 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규모 집회에서도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가 쓰인 분홍색 현수막이 등장했다. 사진 NYT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규모 집회에서도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가 쓰인 분홍색 현수막이 등장했다. 사진 NYT

 

온라인상의 인종주의를 추적하는 단체인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가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텔레그램에는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를 쓴 게시물 수천개가 올라왔다. 게시물 대부분은 극우단체들이 새로운 가입자를 모집하고 시위를 조직하거나 이민자·성소수자를 공격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GPAHE 창립자 중 한 명인 웬디 비아는 '화이트 보이 서머'를 차용한 밈이 점점 더 "온라인상의 주변부에서 미국과 전 세계의 정치적 주류 내로 이동하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규모 집회에서도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가 쓰인 분홍색 현수막이 등장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연방 의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이 문구는 유럽 곳곳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한 극우단체는 이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제작해 회원들에게 배포했다. 핀란드의 한 극우단체는 지난달 개최한 연례 축제의 이름으로 이 문구를 사용했다.

 

쳇 행크스가 올린 해명글. 사진 인스타그램

쳇 행크스가 올린 해명글. 사진 인스타그램


쳇 행크스는 이날 NYT 보도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화이트 보이 서머'는 모든 인종의 아름다운 여왕들을 사랑하는 백인 소년들을 재미있고 즐겁게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어떤 특정 집단에 반대하는 증오나 편견을 지지하는 의미로 왜곡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며, 나는 그것을 규탄한다"고 해명 글을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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