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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의원들 “DEI 후보” 공격…인종 이슈 부각
해리스 지지자·흑인 단체 등 반박…역풍 우려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을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면서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논쟁에 휩싸였다. 흑인·아시아계 미국인이자 여성이라는 해리스 부통령의 배경이 선거전의 이슈로 부각되는 형국이다.

공화당과 보수 세력에선 해리스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통령이 되고, 대선 후보까지 됐다고 공격하고 있다.

공화당의 팀 버쳇 하원의원(테네시)은 22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언급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DEI 후보(DEI hire)’라고 지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로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해리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성과는 기껏해야 최악”이라고 깎아내렸다.

같은 당 글렌 그로스먼 하원의원(위스콘신)도 지역 언론 CBS-58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배경 때문에 그와 함께 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그를 후보로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 언론 뉴욕포스트는 해리스 부통령을 첫 번째 “DEI 대통령”이라고 표현했고, 폭스뉴스 진행자 제닌 피로는 “해리스가 왜 DEI가 작동하지 않는지 미국에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의 시민권 때문에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공격도 제기됐다.

공화당의 활동가 로라 루머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해리스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그는 망상적인 민주당 DEI 쿼터의 일부로 흑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인종차별적 공격은 미국 정치권에서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가 외국에서 태어나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허위 사실을 암시하면서 수년간 출생 증명서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인종에 대한 미국인들의 견해는 훨씬 더 노골적으로 신랄해졌다고 하킴 제퍼슨 스탠퍼드대학교 정치학 조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지금 우파에 있는 사람들이 반(反) 비판적 인종 이론과 반 DEI 압력 사이의 경쟁에 집착하는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흑인 역사 교육을 제한하고, 교육 시스템이 비판적 인종 이론의 홍수라고 비판했다. 또 최소 십여 개의 주에서 DEI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와 흑인 단체 등은 보수 측에서 그를 자격이 없다고 공격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며 차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흑인 후보를 지원하는 정치 단체 컬렉티브팩(Collective PAC)의 공동설립자 스테파니 브라운 제임스는 “해리스 부통령과 다른 흑인 여성 후보들은 항상 인종 차별과 성차별에 직면해 왔다”면서 “불행히도 오늘날 우리 문화에서는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거의 용인되고 있다”고 짚었다.

DEI 프로그램은 대학, 기업 등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방 대법원이 대학 입학시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이후 보수 세력은 DEI에 대한 공격을 높이고 있다. 공화당이 이끄는 주 의회들은 반 DEI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국 국민들 중에는 DEI에 동의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WP-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DEI 프로그램이 “좋은 일”이라고 답변했다.

공화당 내부에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DEI 공격이 역풍이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버쳇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번 선거는 개인적 특성이 아닌 정책에 관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카멀라 해리스와 관련한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그의 민족성, 그의 성별은 선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휘틀리 예이츠 인디애나주 공화당 다양성 및 참여 국장은 공화당이 해리스를 DEI 대통령으로 낙인 찍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우려해야 한다”며 “이 끔찍한 해로운 것들은 국민들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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