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국경수비대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이민자들 휩쓸려"
7월초 취임한 물리노 대통령 "다리엔 갭 이민 막겠다" 공약
[파나마시티=AP/뉴시스] 미국 불법 이민자들이 통과하는 루트인 중남미 밀림 지대 '다리엔 갭'에서 돌발홍수로 이민 10명이 익사했다고 파나마 국경수비대가 7월24일 발표했다. 사진은 다리엔 갭을 지나는 중남미 이주민들. 2024.07.25. *재판매 및 DB 금지
남미에서 최악의 험난한 이민 루트로 악명이 높은 파나마의 다리엔 갭에서 도보로 이 곳을 통과하던 불법 이민들 최소 10명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익사했다고 파나마 국경수비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들은 출입국 서류등이 없는 이민들로 걸어서 이곳을 통과하던 중이었으며 파나마 내무부는 이민 밀입국알선업자들이 자기들과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희생자들의 시신을 매장하려던 사건이 적발된 것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파나마 동부의 다리엔주에 있는 이 곳은 콜롬비아와의 국경지대로 늪지 위에 조성된 열대성 밀림과 진흙 산길 때문에 이민자들에게는 최악의 죽음의 루트로 널리 알려진 지역이다.
파나마 당국은 이 곳에 몰리는 이민들을 더 안전하게 보호 받을 수 있는 별도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고 그 쪽으로 유도해왔지만, 그래도 일부 이민들은 더 위험한 다리엔 갭을 선호하고 있다고 국경수비대는 발표했다.
파나마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22일까지 중미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위해 이 위험한 산길을 통과한 불법 이민의 수는 21만 6000명이 넘는다.
한 편 파나마의 호세 라울 물리노 신임 대통령은 7월1일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의 이민통로 다리엔 갭의 이민들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65세의 물리노는 변호사 출신의 경제통이며, 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중도우파 후보로 5월 5일 대선에서 당선했다.
이처럼 파나마에서 이민단속을 강화한다면 미국 국경에 도착하는 이민들의 수는 최소한 새로운 이민 루트가 발견될 때까지는 한 동안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민들은 더 위험한 험로로 내몰릴 수 있고 인신 매매와 밀항 전문업자들의 희생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을 향한 이 곳의 중남미 이민 행렬은 지난 해 50만명이 넘는다. 파나마 정부는 미국의 지원에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 미국의 지원 여부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