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으로 버틴다”…역대 최대 인구 감소 일본
올해 일본인 1억2156만명…86만명 줄어
일본 거주 외국인은 332만명…33만명 늘어
생산가능인구는 59.71%…거의 변동 없어
일본인 감소했지만 외국인 증가해 비율 유지
지난해 일본 인구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일본에 사는 외국인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젊은 외국인이 증가한 덕분에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일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전날 주민기본대장 기준 인구동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 기준 일본인은 1억2156만1801명으로 전년 대비 86만1237명 감소했다. 15년 연속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1968년 조사 시작 이래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11.01% 증가한 332만3374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다시 늘었다. 증가 폭은 역대 최대인 32만9535명이다.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는 1억2488만5175명이다. 일본인 감소 폭이 외국인 증가 폭을 웃돌아 전년보다 53만1702명 줄었다.
지자체별로 보면 총인구가 증가한 곳은 도쿄, 지바, 오키나와 등 세 곳이다. 일본인 기준으로는 도쿄만 증가했다. 도쿄를 비롯해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 등 수도권 인구는 전년 대비 0.19% 감소한 3547만1691명이다.
외국인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지자체에서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도쿄(6만6304명)다. 외국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도쿄(4.65%)가 가장 컸다. 이어 오사카(2만8661명), 아이치현(2만3808명) 순으로 많이 늘었다. 기초지자체로 보면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은 오사카시(16만9392명)다. 이어 요코하마시(11만5954명), 나고야시(9만2758명) 순으로 집계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전체의 59.71%로 전년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 15~64세 일본인은 52만1056명 감소했지만, 외국인이 29만8382명 증가해 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출산에 따라 외국인 일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일본인 전체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59.02%, 외국인 전체에서는 85.22%로 조사됐다. 외국인은 유학생, 기능실습생 등 20대가 많아 노동 수요의 주축이 되고 있다.
일본인 중 지난해 사망자에서 출생자를 뺀 ‘자연 감소’는 85만36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157만972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출생자는 72만9367명으로 가장 적었다.
일본은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일본 국회는 개발도상국 출신 외국인 기능직 취업을 장려하는 ‘기능실습법’ 개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기존 ‘기능 실습’을 대신하는 ‘육성 취로’라는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기능 실습은 건설, 제조, 농어업 등 90개 직종을 대상으로 3년간 기능을 습득하게 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였다. 3년간 기능 실습 중에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로 도입하는 육성 취로는 일본에서 계속 경제활동을 하도록 장려한다. 기존 제도의 문제로 지적된 ‘이직 불가’ 조항을 고쳐 원하면 업종에 따라 1~2년 일한 뒤 이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육성 취로 제도로 3년간 일한 뒤 기능 시험과 일본어 테스트 등을 통과하면 최장 5년간 취업할 수 있는 ‘특정 기능 1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 후엔 재류 자격을 갱신하며 계속 살 수 있는 ‘특정 기능 2호’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특정 기능 2호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고, 향후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특정 기능 근로자는 현재 일본에 20만명가량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최대 8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