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 AP 캡처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의 선거 운동에 울려 퍼진 비욘세(42)의 노래 ‘프리덤’(Freedom)이 젊은 층의 관심을 받으며 ‘역주행’하고 있다. 2016년에 만들어진 ‘프리덤’은 자유를 위해 억압에 저항해야 한다는 가사가 담긴 노래다.
미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해리스 효과’로 ‘프리덤’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갑작스러운 상승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음반산업 시장조사업체인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프리덤’의 온라인 스트리밍 횟수는 23만5400회로, 이틀 전인 21일의 1만6600건 대비 약 14배 급증했다.
약 8년 전에 나온 ‘프리덤’이 ‘역주행’을 시작한 건 조 바이든 사퇴 후인 지난 22일 해리스가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델라웨어주 월밍턴의 대선 캠프 사무실에 등장하면서다.
이후 해리스가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배경 음악으로 ‘프리덤’이 흘러나왔다. 해리스 캠프는 다음날 밀워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 노래를 틀었으며, 이날 유튜브에 올린 첫 캠페인 영상에도 이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썼다. CNN은 앞으로 15주간 이어질 해리스 여사의 선거운동 행사 때마다 이 노래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리덤’은 비욘세가 2016년 내놓은 6집 앨범 ‘레모네이드’의 수록곡이다. 흑인의 인권과 자유를 외치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그동안 흑인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합창곡으로 자주 쓰였다.
AP통신은 ‘스타 파워’를 활용한 해리스의 선거운동이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대중음악을 연구하는 학자 키니트라 브룩스는 “해리스가 (지지를 얻기를) 원하는 인구 집단은 젊은 사람들”이라며 “유력 대권 후보가 되자마자 비욘세의 두터운 팬층인 유색인종과 성소수자, 청년들에게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욘세는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과거 미국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던 행보와 사뭇 다르다. 그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위한 집회에서 자신의 노래 “Formation”을 부르며 “내 딸이 나라를 이끄는 여자를 보며 자랐으면 좋겠다”고 외친 바 있다.
하지만 비욘세가 타인이 자신의 음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가진 가수로 알려진 만큼, 해리스측이 자신의 음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한 것 자체가 사실상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명 스타들의 해리스 지지는 이어지고 있다. 존 레전드와 자넬 모네, 찰리 XCX 등 팝스타들도 SNS를 통해 공개 지지를 밝혔고, 지난 10일 NYT 기고를 통해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해리스 지지를 표명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