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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포화 두려움 속 훈련 진행"
숙소 곳곳 "우크라군에 영광을"
젤렌스키도 "자랑스럽다" 격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자국 국기를 추켜들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자국 국기를 추켜들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파리올림픽은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폴리나 부흐로바(20)는 2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AP통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가가 3년째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올림픽에 참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올해 첫 출전이라는 그는 “(전쟁 피해 관련) 기사를 읽으면 매우 화가 나지만, 이 분노가 곧 우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촌 축제인 파리올림픽이 27일 떠들썩하게 개막했지만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올해 올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는 26개 종목 140명뿐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적다. 전쟁 포화가 올림픽 선수들과 훈련장까지 덮치면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결과다. 앞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선에서 전사하는 등 전쟁 탓으로 우크라이나 선수 48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생존' 걱정하며 훈련한 3년…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 24일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폐허가 된 한 아파트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도네츠크=AFP 연합뉴스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 24일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폐허가 된 한 아파트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도네츠크=AFP 연합뉴스

실제 올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생존’을 걱정하며 지난 3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하르키우 출신인 부흐로바는 “많은 선수들이 생명과 스포츠 양자택일 기로에 놓였다”며 러시아 침공 이후 스포츠 선수들이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운이 좋게도 해외에서 계속 훈련할 기회를 얻었으나, 큰 소리가 날 때마다 고향에서 울리던 폭탄 소리를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이에는 올림픽 승리를 통해 우크라이나군 사기를 진작시키겠다는 각오가 결연하다고 AP는 전했다. 선수단 숙소 곳곳에 “우크라이나 군대에 영광을” 같은 메시지가 적힌 어린이들 그림이 걸려있고, 선수들도 이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친(親)러 국가 벨라루스 선수 32명이 올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출전 금지 조치에도 국적 명시를 포기하고 ‘개별 중립 선수(AIN)’로서 참가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판을 터뜨렸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이 ‘침략전쟁’에도 올림픽을 준비하고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정신을 보여준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며 선수단을 경려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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