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구가 끓고 있습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달 21일과 22일 전세계 지표면의 평균 온도가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장마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한반도를 고온의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덮으면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는 지난 22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온도가 17.15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하루 전날인 21일 17.09도로 종전 최고 기온인 17.08도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찍은 지 하루 만에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지구촌을 덮친 극한 더위는 장맛비가 잦아든 우리나라에도 찾아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습니다.
폭염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집니다.
폭염 장기화로 광범위한 지역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될 때도 발령됩니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폭염의 원인은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는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중국 남부 내륙으로 상륙한 태풍이 함께 영향을 미치면서 고온습윤한 공기를 불어 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상공을 두 고기압이 이중으로 덮고 있어 대기 전층이 고온의 공기로 꽉 찬 상황입니다.
지표면의 열기가 대기 상공을 뒤덮은 고기압으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하는 데다가 전국적으로 곳곳에 소나기도 내리면서 그야말로 '한증막' 더위가 우리나라를 덮친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 여름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극한 더위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옵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지구의 열파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례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지난 24일 대책회의에서 "올해 여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위가 우려된다"며 "가능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의료기관이 신고한 온열질환자는 지난 22일 41명, 23일 30명, 24일 59명이었고, 25일에는 95명이나 발생했습니다.
26일에는 28명으로 줄었지만, 지난 5월 20일부터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889명 중 28.5%인 253명이 22~26일 닷새간 나왔습니다.
이미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2.8일을 기록했습니다.
평년(1991∼2020년 평균) 0.6일의 5배에 육박합니다.
이달 들어서는 25일 고창군과 영광군 일평균기온이 30.3도를 찍으며 역대 7월 가장 더운 날이 됐습니다.
같은 날 진도군은 29.2도, 강진군은 29.5도로 각각 역대 2위와 5위에 올랐습니다.
해남은 지난 24일이 29.4도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상청은 내주에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전망했습니다.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