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1년여 만에 단독 기자회견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단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4.08.08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년여 만에 첫 단독 기자회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직격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개인 소유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며 "그는 인터뷰할 수 없고, 유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것이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전혀 전략을 재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2주 연속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리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 4~6일 사이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5% 대 4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그 전주에는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46% 대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p 차이로 앞선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기자가 이와 관련한 설명을 요청하자 "그는 여성이다"라며 "그는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만, 이렇게 말하겠다.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알게 되면 훨씬 덜 유명해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기자가 최근 공식 일정을 비롯해 선거 운동이 침체하고 있느냐고 질문하자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쏘아붙였다.
NYT는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기자회견 대부분은 익숙한 발언들로 가득 찼다"며 "트럼프는 민주당 통치하의 미국에 대한 종말론적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경제, 범죄, 이민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가해 왔던 인종차별적 발언과 관련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렸다.
그는 흑인 언론인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해리스는 항상 인도계 혈통을 홍보했다. 난 몇 년 전까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발언과 관련된 질문에 "글쎄요. 그 질문은 해리스에게 해야 할 거다"라고만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을 내려놓은 뒤 아직 공식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최근 상승세를 탄 해리스 부통령의 기세를 한풀 꺾기 위해 단독 기자회견이라는 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트럼프 팀은 해리스 여사의 기세를 꺾을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녀는 민주당을 빠르게 통합하고 여론조사에서 상승했다"며 "기자회견의 목적은 해리스가 아직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거나 언론에 각본 없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 보좌관은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몇 주 안에 공동 인터뷰를 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전에 실질적인 인터뷰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