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시애나대 여론조사
前·前前 대선 결과 좌우한 ‘러스트 벨트’
민주당 후보 교체 후 지지층 결집… 호감도도 상승
해리스는 애리조나, 트럼프는 몬타나서 유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 3곳(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결과를 좌우한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와 해리스의 등장 이후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지난 1년 동안 트럼프와 바이든이 동률이거나 트럼프가 약간 앞섰던 곳인데 중요한 3개주에서 지지율이 극적으로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이달 5~9일 실시)를 보면 해리스는 3개주에서 50%의 지지율을 기록해 46%에 그친 트럼프를 4% 포인트 차로 앞섰다. 총 44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데 2016년엔 트럼프가, 2020년엔 바이든이 모두 가져간 승부처다. NYT는 “민주당의 새로운 강세는 해리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호감도가 지난달보다 10% 포인트 상승했고, 유권자들이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더 지적이고 기질적으로 통치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후보 선택’에 만족하냐고 물었을 때 73%가 ‘만족한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3개월 전 58%였을 때보다 15%가 증가한 것이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 밝힌 응답자들 사이에서 특히 증가의 폭(60%→87%)이 컸다.
경합주 3곳의 유권자들이 핵심 이슈로 꼽은 건 경제와 낙태, 이민 문제였다. NYT는 “트럼프가 경제 이슈에서 리드하고 있는 반면, 해리스는 낙태와 민주주의 현안을 더 잘 다룰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전날까지 중부 러스트벨트에서 사흘간 유세를 벌인 해리스는 9일 애리조나주를 찾았다. “우리가 약진하고 있지만 명백한 언더독이고 나는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온다면 그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될 것이다. 헌법을 파기하겠다는 사람을 다시는 대통령 특권 뒤에 숨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애리조나와 조지아, 네바다 등 나머지 경합주에서는 트럼프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 걸려있는 선거인단은 총 33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몬태나주 몬태나주립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같은 날 몬태나주 보즈먼에서 유세를 가졌다. 100분 넘게 연설하며 해리스를 향해 “멍청하고 오락가락하는 공산주의자 미치광이”라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트럼프와 러닝 메이트 J D 밴스 상원의원을 ‘괴상하다(weird)’고 표현한 가운데, 트럼프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더 괴상하다” “월즈는 아주 기괴한 사람(very freakish)”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AP는 “9일 오후 트럼프가 탄 비행기가 기계적 문제로 인해 당초 목적지였던 보즈먼에서 동쪽으로 약 228km 떨어진 빌링스로 경로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