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던 시골집 ‘대변신’…월세 1만원 ‘보금자리’로

by 민들레 posted Aug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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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빈집이음사업’

 

‘빈집이음사업’ 1호 주택 충남 청양군이 빈집이음사업을 통해 리모델링한 주택. 충남 청양군 제공

‘빈집이음사업’ 1호 주택 충남 청양군이 빈집이음사업을 통해 리모델링한 주택. 충남 청양군 제공

1년 이상 된 빈집 리모델링
지역 청년·신혼부부에 임대
전입 예정인 귀농인도 가능

“어르신들만 있는 마을에 젊은 부부와 아이가 들어오니 주민분들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어요. 저희 집이 마을 핫플레이스가 됐죠.”

김우정씨(34)는 충남 청양군이 올해 처음 시작한 ‘빈집이음사업’의 1호 주택 입주자다. 타향살이를 하다 10년 전 결혼해 고향인 청양으로 돌아온 뒤 시댁살이를 했던 김씨는 분가할 집을 찾던 중 농촌 빈집을 리모델링해 임대하는 사업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입주 신청을 했다.

지난달 1일 입주한 남양면 용마리 80여㎡ 크기의 단독주택이 김씨 가족의 새 보금자리다. 방 2개와 거실 1개, 화장실 1개가 있는 단독주택으로 임대료는 월 1만원이다. 보증금은 없다.

지난 7일 찾은 김씨의 집은 신혼부부나 자녀 1명 정도를 둔 부부가 살기 적당한 크기의 단층 주택이었다. 연한 회색 톤의 내부 벽지와 강화마루가 깔끔한 느낌을 줬다.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있는 주방은 식사 준비를 하며 거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리모델링한 듯 보였다.

김씨는 분가해 마련한 첫 보금자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자칫 흉물로 전락할 수 있는 빈집을 정비해 지역민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준다는 발상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며 “마을에 젊은 부부와 아이가 없다 보니 어르신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집 구경을 오시고, 지인들도 집을 보고 싶다고 성화라 순서를 정해 집들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 인근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풍경 또한 수려해 아이가 생태 체험을 하기에 제격”이라며 “이런 사업이 활성화돼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소멸 위기에 있는 농촌 마을이 활기를 되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양군에서 추진하는 빈집이음사업은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을 대상으로 한다. 1억원 이내의 예산을 들여 집을 리모델링하고, 지역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준다. 군은 건축물대장에 등재돼 있고 1년 이상 아무도 거주·사용하지 않은 등의 조건을 충족한 빈집들을 찾아 내외부 인테리어와 설비(전기·보일러, 급배수 등) 시설 등 리모델링하고 있다.

현재 김씨 집 이외에도 청산면과 목면에 각각 1채의 빈집이음사업 주택이 조성돼 있다. 이 두 곳에도 지난달 첫 입주가 이뤄졌다. 이들 입주자들은 계약 연장을 통해 최대 3년까지 해당 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빈집이음사업 주택의 입주 대상자는 45세 이하 청년이나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3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 도시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하다 청양군으로 전입한 지 5년 이내이거나 전입 예정인 귀농·귀촌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매년 지역에 방치되는 빈집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로 마을 폐허화와 지방 소멸을 막고 청년 유입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청양군 읍내의 평균 월세가 4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머무는 비용이 공짜나 다름없어 공고가 나간 뒤 100여건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계속 리모델링이 가능한 빈집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