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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문제 등을 비난하며 자신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경제 대공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경제 비전을 발표하려 하자 선제 공세에 나서며 김 빼기에 나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의제 우선순위를 ‘생활비 낮추기’ 위주로 재조정하고, 구체적인 정책 대신 개괄적인 비전을 언급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 유세에서 “(백악관) 집무실에 돌아간 첫날 나는 모든 장관과 기관 책임자에게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도구와 권한을 사용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주택 구매력, 보험비용, 최악의 공급망 문제, 처방약 가격까지 모든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100일 안에, 그보다 훨씬 빨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지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빨리 그것(가격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대부분을 해리스 부통령 정책 비난에 할애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버니 샌더스(상원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극좌파”라고 언급하고 “해리스가 만지는 모든 게 나쁘게 변했다. 해리스와 사기꾼 조의 끔찍한 인플레이션으로 중산층이 파괴됐고, 수백만 명의 미국 가정 재정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계당 실직 소득 감소, 신용카드 부채 증가, 모기지 금리 상승, 실업률 증가 등을 언급하며 “해리스와 사기꾼 조 아래에서 덜 비싼 게 있느냐”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원인을 해리스 부통령의 ‘녹색 에너지’ 정책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나는 해리스의 그린뉴딜 사기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석유와 가스 시추 제한을 풀고, 그린 에너지 정책에 책정된 예산 중 미사용 기금을 철회하며, 유엔 지원금을 중단해 미국의 도로와 교량을 짓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때 셰일가스 시추 기술의 하나인 프래킹(fracking·수압 파쇄법)을 금지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그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길 수 없다. 그곳에선 프래킹이 가장 큰 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리더십 하에 미국이 에너지와 전기 가격을 최소 절반까지 낮추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다”며 “우리는 최대 18개월, 이르면 12개월 이내에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내가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오른다고 한다”며 “(내가 대선에서 지면) 1929년 스타일의 폭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대공황을 촉발한 ‘검은 목요일’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외국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팁과 사회보장 혜택 면세’ 공약을 언급하며 “해리도 이번 주 (경제 연설에서) 이를 발표할 것이다. 여기 청중석에 스파이가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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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캠프는 “무엇을 말하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에게 계획과 비전이 없고, 중산층을 키우는 데 관심도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갔고, 우리를 경기 침체 직전으로 몰았으며,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또 올해 대선이 ‘중산층을 육성하는 것과 일하는 가족들을 희생시켜 억만장자와 대기업을 돕는 것’ 사이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대통령도 오는 16일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유세를 통해 경제 비전을 발표한다. 해리스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계승하면서도 물가 억제에 중점을 두는 차별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의제에 대한 일종의 재부팅을 설명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미국 제조업 강화에서 생활비를 억제하려는 노력으로 강조점을 옮길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경제 비전 본질은 바이든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비교적 가벼운 접근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정책을 너무 구체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조언한 참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16일 연설에 세부 내용은 담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취할 예정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 여론조사(지난달 26일~지난 2일까지 7개 경합주 유권자 2867명 대상)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48%, 47%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5개 주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조지아에서 두 후보는 동률이었으며, 네바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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