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1100만명 쏟아지자, 다시 치솟은 중국 청년실업률

by 민들레 posted Aug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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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24살 청년실업률 17.1%

 

17일 비가 내리는 중국 베이징 거리의 횡당보도를 청년들이 우산을 쓰고 건너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17일 비가 내리는 중국 베이징 거리의 횡당보도를 청년들이 우산을 쓰고 건너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의 7월 청년실업률이 지난해 말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방식 변경 뒤에도 엄혹한 청년 실업 현실은 바뀌지 않았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상대로 한 범죄도 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7월 16∼24살 청년 실업률이 17.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청년 실업률 13.2%보다 3.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또 이는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이 청년 실업률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중단하고, 지난해 12월 중·고교생과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 제외하는 방식의 새 청년 실업률 집계 방식을 도입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따르는 한국은 대학 재학생이 구직활동에 나서는 경우 실업률 통계에 포함했고 중국도 이전에는 같은 방식을 채택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구직 여부와 상관없이 중·고교·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빼버린 것이다.

중국이 통계 작성 방식을 바꾼 지난해 12월 이후 청년실업률은 14~15%대를 기록했고, 지난 6월 13.2%로 낮아졌으나 한 달 만에 17%대로 치솟았다. 이는 대학생들이 대거 졸업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역대 최다인 1179만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약 1200만명의 학생이 올여름 졸업했지만, 고용주들이 고용을 꺼리면서 취업 희망자들은 수년간 가장 어려운 취업 시장에 직면해 있다”고 평했다.

중국 경제는 3년 간의 코로나19 봉쇄와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 미국의 봉쇄 강화 등의 영향으로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 연간 경제 성장률이 5%대에 그치고,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는 경제 성장과 개방보다 국가 안정과 안보를 우선에 두는 기조를 내놨다. 3중전회는 중국의 향후 5년의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 행사이다.

경기 침체로 청년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는 오토바이 대여 사업자가 본인을 대형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의 채용 담당자라고 속이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대학생에게 1년간 전기오토바이를 대여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배달 일로 월 8천~1만5천위안(151~283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월 699위안(13만원) 을 내고 전기오토바이를 빌렸으나, 수입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전기 오토바이 대여 기간도 두 달로 합의했으나, 실제 대여 기간은 12개월로 돼 있었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한 병원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19살 지적장애 남성 루씨에게 가슴확대 수술을 받도록 해 논란이 됐다. 루는 온라인 생방송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3만위안(570만원)을 대출받아 가슴 확대 수술을 받았다. 루의 어머니는 “5살 지능을 가진 아들은 병원에서 일자리를 구하던 중 병원 직원으로부터 가슴확대 시술을 받으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사기 행위에 가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국 검찰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0월까지 전화 및 인터넷 사기로 기소된 18살 미만 범죄자 수가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한겨레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