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닫은 중국 상하이 와이탄의 미슐랭 식당 '라틀리에 18'. 바이두
중국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식당과 찻집 등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국숫집은 물론 미슐랭 스타 등급의 유명 고급식당도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중국기업정보 플랫폼 텐옌차에 따르며 올해 상반기 중국에선 105만6000개의 식당과 찻집이 문을 닫았다. 2022년 전체 폐업 건수의 2배 수준이다.
영업 중인 식당과 찻집도 벼랑끝에 서있다. 베이징 통계국에 따르면 베이징 외식업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8% 감소했다. 순이익률이 0.37%에 불과해 정상 경영이 쉽지 않다.
중국에선 서민들이 주로 찾는 국숫집만 올해 상반기 2만9000여개가 폐업했다. 중국에서 57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일본 라면체인점 아지센라멘은 올해 상반기 2000만 위안(약 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대만계 딤섬전문점인 딘타이펑은 오는 10월 31일까지 베이징, 톈진, 칭다오 등 중국 북부지역 매장 14곳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형 프랜차이즈도 예외가 아니다. 밀크티 브랜드 네이쉐더차는 4억2000만~4억9000만 위안(793억~925억원), 외식업체 샤부샤부는 2억6000만 위안(491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최대 커피숍 프랜차이즈인 루이싱 커피도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 늘었지만, 이익은 50% 감소했다.
고급식당의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페라 밤바나는 지난 4월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같은 달 베이징의 유명 양식 레스토랑 리퍼와 마카오 자본인 티아고가 운영하던 6개 레스토랑도 모두 폐점했다. 중국음식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유일한 중국 식당 신롱지는 최근 베이징금융가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상하이에서도 1인당 평균 단가가 30만원에 달했던 와이탄의 레스토랑 라뜰리에18이 최근 문을 닫았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던 KOR상하이, 위즈란, 오스테리아, 밍루촨 등도 폐업했다.
외식업데이터플랫폼인 홍찬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상하이에는 객단가가 500위안(9만4000원) 이상인 고급 음식점이 2700곳이었지만, 지난 7월 21일 현재 1000곳 넘게 줄어 1650곳만 남았다. 1년 만에 상하이의 고급 음식점 중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외식업미디어플랫폼 찬관팅은 외식업계의 상황을 “어렵다. 너무 어렵다”로 요약했다. 이어 “세금과 수수료, 사회보장료, 급여 등이 모두 오르는데 물가는 떨어졌다. 이익은 줄고 성수기까지 사라져버렸다”고 전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