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TV토론 D-1]③ 트럼프 측 '분노 트럼프' 우려
해리스 측 "트럼프 장난에 주의 분산되지 말아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TV 토론이 9일(현지시간)로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캠프는 막바지 토론 준비에 분주한 모양새다.
워낙 박빙의 승부로 흘러가고 있는 터라 어느 때보다 TV 토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양측 모두 상대에게 휘말리지 않는 '적절한 페이스(pace)'를 유지하는 것을 토론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는 이번 토론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한 트럼프' 또는 '분노한 트럼프' 중 어떤 트럼프로 변할지에 따라 승부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승기는 역시 전자에 가 있다.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상황 속 이번 토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완전히 흐름을 가져오겠다는 속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서 화를 내는 순간, 승리의 흐름과는 멀어질 수 있다는 게 트럼프 캠프의 전망이다. 흥분해 흑인이자 여성이라는 특징 등을 갖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관련 인신공격을 가하는 본능을 보인다면 해당 유권자들의 불쾌감을 자아낼 수밖에 없고 당연히 표심도 잃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캠프는 이에 따라 최근 그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던 것이나 공개적으로 여성 혐오적 언급을 해왔던 것을 반복하지 않도록 대비시켰다고 한다.
아울러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특징이 된 '알맹이 없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연설 스타일 또한 변경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황한 연설은 그가 고령(78세)이라는 점과 맞물려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불법 이민자를 허용하고 범죄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예정이다.
현 정부에 대한 정책적 비판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몸담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부통령이 '한 몸'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해리스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가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첫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맞붙었다. 2024.06.27. ⓒ AFP=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트럼프 캠프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기세 있는 거짓 주장'이 이번 토론 규칙인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땐 마이크 음소거'와 맞물려 적잖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본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하기 시작하면 자신만의 발언을 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해리스 캠프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 있는 거짓 주장'에 말려 자신의 페이스를 잃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 측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정책비판, 인신공격, 허위사실 또는 음모론 사이를 오가는 까다롭고 예측 불가능한 상대"라고 규정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뛰었던 후보들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집중'을 주문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CNN에서 "토론에서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거의 초인적인 집중력과 규율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어떤 형태나 형식을 가져와 전적으로 자신의 쇼로 바꾸는 데 달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도 "트럼프는 불쾌하고 교활한 무대 매너로 토론 준비를 어렵게 만든다"며 "해리스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트럼프의 장난에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을 앞두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제 공항에 도착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4.9.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