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에 해외여행 급증
팬데믹 이전 중국이 했던 역할
이제 인도인 여행객들이 대신
인도가 세계 최대 해외여행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중국이 ‘중산층 반열’에 오르면서 중국발 해외여행객이 폭증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인도 해외여행 시장 규모가 2019년 380억달러에서 2027년 89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차드 클라크 글로벌 호텔·레저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여행은 일종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라며 “중산층에 도달하면서 여행을 시작하고, 휴가 때마다 여행을 하는 시발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중동이 인도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 중 약 절반을 차지할 것이며 동남아시아와 북미, 서유럽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전했다.
벌써 두바이에서는 인도인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을 찾는 1등 여행객이 됐다. 태국에서는 인도가 세번째 관광객 공급원으로, 태국관광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도 대도시를 돌면서 로드쇼까지 개최하고 있다.
호텔체인 홀리데이인과 인터컨티넨탈을 운영하고 있는 IHG의 엘리 말루프 CEO는 “인도의 여행 시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인도 앞으로’ 항공 시장도 요동
인도 출발편, 전년대비 9% 늘어
중동 최대 여행지인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인도 여행객의 증가로 항공 시장도 재편되고 있다. 해외 항공사는 인도 대도시행 항공기를 증편하고 있다. 인도항공사는 항공기 주문량을 늘리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이달 인도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전년대비 9% 증가한 11만5000여 편으로 추정된다.
인도 양대 항공사도 여행산업 폭발을 준비하고 있다. 인디고 항공은 작년 500대, 에어 인디아는 470대의 신규 항공기를 주문했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다.
에어 캐나다는 인도행 좌석을 내달부터 40% 확대하기로 했다. 여행컨설팅사인 PC에이전시의 폴 찰스 CEO는 “인도가 코로나 이전 중국의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며 “특히 인도는 대가족의 동반여행을 선호하면서 항공사와 호텔은 두사람이 여행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국내 여행산업 규모도 세계 3위
인기 휴양지 가격 줄줄이 오르는 중
인도 타지마할
번스타인은 인도가 2027년까지 국내여행산업 시장도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호텔그룹인 아코르(ACCOR)도 인도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세바스티앙 바쟁 아코르 CEO는 “현재 인도시장은 전세계 매출의 약 2%를 차지하고 있지만, 7~8년래에 12%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고아, 케랄라 등 인기 휴양지의 고객 증가로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여행객들은 가까운 베트남, 스리랑카, 태국,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로의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공무원으로 은퇴한 사나 나게슈와 라오는 “지금까지 35개국을 방문하고, 최근에는 이집트를 다녀왔다”며 “과거 인도인은 돈을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해외로 나가 가족과 함께 소비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