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L‘Artusi
가격: 스파게티 25달러, 타야린 카르보나라 25달러
주소: 228 W 10th St, New York, NY 10014
타야린 카르보나라(Tajarin Carbonara)
뉴욕에서 ‘면’ 하나로 감히 최고라고 부를만한 곳이 있다. 면 종류가 다양한데도 하나같이 감탄이 나오는 면맛이다. 바로 파스타로 유명한 이탈리아 식당 ‘L’Artusi(라르투시)’다.
라르투시는 지난 2008년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구현하기 위해 미국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어졌다. 식당 이름은 이탈리아 음식 조리법의 바이블로 불리는 ‘부엌의 과학과 잘 먹는 기술(Science in the Kitchen and the Art of Eating Well)’의 저자인 펠레그리노 아르투시에서 따왔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33년 전인 1891년에 이탈리아에서 출간돼 790개 조리법을 선보이며 이탈리아 요리계에서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라르투시(L‘Artusi) 전경
라르투시 입구 간판이 작아 왠지 식당 내부도 작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들어가 보면 1, 2층에 110개 좌석이 펼쳐져 있다. 모던한 분위기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20~40대가 많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파스타’다. 보통 이탈리아의 메뉴가 코스 순서대로 antipasti(식전 음식), primi(첫째 메인: 주로 파스타 등 탄수화물), secondi(둘째 메인: 스테이크, 생선 등)로 구분되는데 이곳엔 antipasti와 secondi가 좌우로 배치되어 있고 가운데 ‘pasta’ 메뉴가 돋보인다.
식전 메뉴로는 일종의 치즈 샐러드인 ‘부라타(Burrata·25달러)’라 제격이다. 부라타는 모짜렐라와 크림으로 만든 이탈리아 정통 치즈다. 부라타는 이탈리아어로 ‘버터를 바른’이란 뜻으로 치즈가 버터만큼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이 부라타 치즈가 밑바닥에 깔렸고 그 위를 에어룸 토마토(heirloom tomato), 천도복숭아, 설탕에 졸인 피칸, 바질 그리고 올리브 오일이 장식한다. 에어룸 토마토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재래품종으로 대게 씨가 많지 않고 맛이 강하고 달며 색감이 강하다.
부라타(Burrata)
부라타는 비주얼부터 신선하고 상큼하다. 토마토든 복숭아든 한 입 먹으면 부라타치즈, 올리브 오일 등이 이미 잘 버무러져 있어서 달콤·새콤함이 고소함과 합쳐져서 풍미가 깊다. 여기에 피칸과 바질 덕분에 바삭함과 신선함으로 온전한 맛을 이룬다. 특히 부라타치즈는 너무나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식전음식으로 입맛을 돋구는데 충실한 역할을 한다.
라르투시가 선보이는 파스타는 총 8가지 종류로 그 어떤 것을 주문해도 살아 있는 ‘면맛’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스파게티(spaghetti·25달러)’를 추천한다. 스파게티는 알다시피 두껍지 않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종류의 파스타면 종류인데 이곳의 스파게티는 그 면에 크림이나 토마토소스 기반이 아니다. 오일을 기반으로 소금 간을 하고 마늘, 고추와 파르미지아노 치즈가 들어갔다.
스파게티(spaghetti)
이 집의 스파게티는 면이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조연이다. 생면의 신선함과 약간 덜익힘의 절묘한 타이밍으로 면을 씹는 게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소스 등 나머지는 면의 맛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마늘이 잘게 튀 형태로 섞여 있어 바삭함도 잘 어울린다.
또 다른 추천 파스타는 타야린 카르보나라(Tajarin Carbonara·25달러)다. 타야린은 파스타 면 중 스파게티면과 비교해 얇고 납작한 면을 뜻한다.
우리가 잘 아는 크림 소스가 흥건한 카르보나라가 아니고 아주 자작한 소스에 한 가운데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고 베이컨, 흑후추, 파 등이 들어가 있다. 계란 노른자를 터트려서 잘 섞어 먹으면 역시 면발의 고소함과 씹는 맛이 일품이다.
한 가지 단점을 말하자면 양이 살짝 적당히 배부른 수준이다. 대식가라면 모자란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