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격차의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그중 미국에선 4년제 대학 졸업장의 유무가 평균적으로 2배가량의 연봉 격차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히 졸업장이 전부가 아니다. 동일한 전공 분야에서 동일한 학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라도 출신 학교가 어디냐에 따라 최대 2억원가량의 연봉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D.C. 소재 초당파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 청년 남성(25~34세)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은 7만7000달러에 달했다. 반면 동일한 연령대의 고등학교만 졸업한 청년 남성들은 4만5000달러를 벌었다. 같은 기간 학사 학위를 보유한 청년 여성은 6만5000달러를 벌어들였고, 학위가 없는 여성의 연봉은 3만6000달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장으로 미국 청년들의 평균 연봉 격차가 약 3만달러(4000만원)에 이른 셈이다.
MIT 캠퍼스 [사진출처=MIT 뉴스]
그러나 같은 학사 학위 소지자들끼리의 연봉 격차는 더욱 극심했다. 지난 4일 급여 데이터 제공업체 페이스케일은 300만명 이상의 미국 대학 졸업생의 학력과 경력을 취합해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졸업생들의 연봉 중간값을 집계했다. 조사 결과 같은 전공 분야의 학사 학위 소지자끼리도 출신 대학에 따라 최대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까지 연봉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많은 대학 중 가장 높은 졸업생 연봉을 자랑한 학교는 어디일까.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수많은 명문대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1위를 차지한 건 다름 아닌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다. MIT 학사 졸업생 중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동문의 연봉 중간값은 19만6900달러(약 2억5000만원)로 조사 대상이 된 1500여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아이비리그의 자존심 프린스턴 대학이 19만4100달러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졸업생 연봉을 기록한 학교는 그레이트 레이크 크리스천 칼리지 사립학교(6만5200달러)다.
미국 명문 사립대의 상징 아이비리그는 아쉽게 MIT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프린스턴 대학을 필두로 다트머스, 유펜, 하버드 등 4개 대학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아이비리그 외에도 미군 해군사관학교(3위), 하비 머드 대학(4위) 등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통칭)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날리는 대학들이 상위권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MIT의 영혼의 라이벌 캘텍(캘리포니아 공과대)은 13위를 차지했다.
페이스케일은 "전공 분야도 출신 대학 못지않게 직업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STEM 전공생들이 인문학을 공부한 학생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 공학은 전체 전공 분야 중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전공으로, 이 분야 졸업생은 10년 이상 일한 후 업계에서 평균 21만2000달러의 연봉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