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 땐 지지했으나 이후 실망했다는 글 등 SNS에 올려
총기는 AK-47… 생중계 가능 장비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지난 15일(현지 시각)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운동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 한 사람은 58세 미국 남성으로 밝혀졌다. 평소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외국인을 구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였다. 1966년에 태어난 그는 하와이에서 살았으며 이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다. 경미한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라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던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연합뉴스
뉴스위크 보도를 보면 그는 2023년 3월 25일 자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보냈으며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군인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매체 세마포르의 2023년 3월 10일 자 기사에는 그가 민간단체인 우크라이나 국제자원센터를 이끄는 것으로 적혀 있다. 이 조직의 주요 임무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려는 외국인을 군부대 및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이다.
라우스는 특히 “난 2016년에 당신을 선택했고 나와 세상은 대통령 트럼프가 후보 트럼프와 다르고 더 낫기를 바랐지만 우리는 모두 크게 실망했고 당신은 더 악화하고 퇴보하는 것 같다”며 “난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이라는 문구를 옛 트위터에 적은 바도 있다. 이후에도 여러 글을 통해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어난 트럼프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에 참석했다가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방문하고, 숨진 이의 장례식에 조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페이스북과 X 등은 라우스의 계정을 폐쇄했다.
한편 일부 외신은 라우스가 사건 현장에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를 설치해 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암살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생중계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용의자가 소지하고 있던 무기는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의 소총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울타리에는 고프로와 가방 2개가 걸려 있었다.
AK-47 소총은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소총이다. 세계 총기 역사상 최악의 살상 무기로 꼽히기도 한다. 이 총기는 1~2시간에 조작법을 익힐 수 있는 데다 잔고장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1947년 옛 소련에서 개발된 이후 전 세계에 1억 정 이상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에도 세계 곳곳의 정부군, 반군, 테러단체, 마피아, 사설 경호원 등이 사용 중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라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기 위해 골프장에 잠입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