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커리어와 모성 결합 가능"
"러시아 인구 보존해야" 출산 회복 메시지
가임력 검사·인센티브 등 각종 정책 이어져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출생률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가운데, 인구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러시아 보건부 장관이 점심·휴식시간 등 일과 중 성관계할 것을 장려해 파장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여성의 출산을 강조하는 등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21일(현지 시간) 메트로·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최근 열린 여성 포럼에서 “여성은 전문적으로 성공하면서 많은 자녀를 둔 가정의 수호자로 남을 수 있다”면서 “여성은 아름답고 배려심 많으며 매력적이고, 남성이 이해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리어’와 모성을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서는 최소 100만 명이 넘는 러시아 주민들이 해외로 이주했다. 러시아 여성들의 출생률도 1인당 1.5명에 그쳐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 2.1명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앞서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러시아 보건부 장관도 이번주 초 “직장에서 바쁘게 지내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며 “인생은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휴식시간에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기자가 ‘12~14시간 넘는 장기간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를 가지겠느냐’고 묻자 장관이 이 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밖에도 러시아는 출생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18~40세 여성의 가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무료 가임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 국회의원 타티아나 부츠카야는 고용주들이 여성 근로자의 출산 계획을 점검하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는 24세 미만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경우 약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는 임신중지(낙태)를 까다롭게 하고 이혼 비용을 높이는 등의 방식도 사용 중이다.
한편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400만 명에서 2050년까지 1억 3000만 명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에서 6월 사이에 태어난 아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6000명 줄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