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장기채 금리 하락이 일반적
그러나 빅컷 이후 장기채 금리 상승 곡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선 이후 미 장기 국채 금리가 되레 오름세를 보여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25% 오른 3.800%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 발표가 있기 전날부터 약 15bp(1bp=0.0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종래에 발행된 더 높은 금리의 국채 수요가 높아지므로 국채 금리도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국채 금리가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기 전부터 그 수준을 반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를 점치고 미리 국채를 사두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문디 US의 조나단 듀엔싱 미국 채권 책임자는 "지난주 FOMC의 결정과 관련해 소문에 매수하고 사실에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있었다"며 "(채권)시장은 이미 매우 공격적인 양적완화 사이클을 반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Fed가 이제는 통화 정책에 있어 인플레이션보다는 노동시장 침체를 막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시장이 평가한다는 점도 장기채 금리 상승 이유로 꼽히고 있다.
PGIM 채권의 로버트 팁 수석 투자 전략가는 "Fed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하는 반면, 실업률은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 속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장기채 금리 상승은 시장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Fed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위험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안정한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지적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정부의 재정 부채에 대한 연이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CNBC는 "장기 국채 매수자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상황에 투자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며 "(우리가) 인터뷰한 모든 채권 투자자들은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국채 할당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Fed가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장기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이날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4000건 감소한 21만8000건으로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11월 빅컷 가능성은 작아졌다.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빅컷 확률은 51.3%까지 하락했다. 전날에는 60%를 소폭 웃돌았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