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자" 외친 머스크, 트럼프 유세에 첫 찬조 연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지지를 바꾼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찬조 연설에 나섰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가 총격을 당했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다시 유세에 나선 가운데 찬조 연설을 했습니다. 머스크는 그간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지만, 유세 현장에서 직접 찬조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올라 경합주 유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유세 현장에는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을 비롯해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등도 참석했습니다. 트럼프가 머스크를 "정말 놀라운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유세 현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죠.

검은색 재킷과 '화성 점령'(Occupy Mars)이라고 적힌 회색 티셔츠에 검은색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연단에 오른 머스크는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리고 배꼽이 보일 만큼 점프를 해 보이며 열기를 달궜습니다.

그는 "보다시피 나는 그냥 '마가'가 아니라 '다크 마가'(dark MAGA)다"라며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징이 된 '싸우자'(fight)라는 구호를 여러 번 외쳤습니다. 이어 "여러분이 아는 모든 사람에게 유권자 등록 및 투표를 독려해달라"며 "헌법과 미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상대 진영은 여러분의 언론의 자유와 무기 소지 권리, 투표권을 빼앗고 싶어한다"고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2022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죠.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만드는 등 지원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집권하면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화답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에는 성전환 수술을 한 첫째 딸과 관계가 멀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일 "머스크에게 트랜스젠더 이슈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라며 "트랜스젠더 딸 비비안 윌슨은 2022년 4월 아빠인 머스크와 공개적으로 절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18세였던 비비안은 캘리포니아 법원에 개명신청을 하면서 "더 이상 아빠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WSJ는 측근들을 인용해 "머스크는 딸이 '워크'(woke·정치적으로 깨어있다는 의미) 문화에 세뇌됐기 때문에 둘의 사이가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이게 공화당원으로서의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이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와 이민자 등을 지지하며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하는 주장을 펼쳤고, 여기에 딸 비비안이 세뇌돼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입니다.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