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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궤멸하고 헤즈볼라 무력화에 이어 이란까지
'저항의 축' 구심점 이란에 맞서 재보복., '5차 중동전쟁' 우려 고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가자지구 학살 1년, 10·6 국제 행동의 날'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의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가자지구 학살 1년, 10·6 국제 행동의 날'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의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 기습에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며 본격화된 가자전쟁이 1년을 맞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넘어 헤즈볼라까지 겨냥해 18년 만에 레바논 지상전을 개시하고 심지어 '주적' 이란과도 충돌하고 있다. 자칫 제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하마스 사실상 궤멸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해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다.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약 1천200명이 숨지고 250명 넘게 인질로 가자에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지상전에 나섰고, 올 5월 이집트 쪽 유일한 통로가 있는 최남단 라파까지 이르렀다. 난민촌, 학교, 병원도 가리지 않고 폭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9월 27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대원 4만명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거나 포로로 잡혔으며 하마스 로켓의 90%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5일 기준 팔레스타인 주민 중 전쟁 사망자가 4만1천825명, 부상자가 9만6천910명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 인구 6% 이상이 죽거나 다쳤고 1만명이 실종됐으며 의료시설은 절반만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헤즈볼라 무력화

하마스를 사실상 소탕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17, 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수천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달 23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각지를 융단폭격하며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했고 나흘 뒤인 27일 베이루트 남부를 폭격,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숨통을 끊었다.

헤즈볼라 지휘부가 와해됐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보병·전차 병력을 투입,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지상전을 시작했다.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전쟁은 국경을 넘어 레바논과 이란으로까지 확전하는 양상이다. 예멘 친이란 반군까지 포함한다면 이스라엘로선 동시에 4개 세력을 상대하는 초유의 '사면전'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란에 확실한 우위 점할 듯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결심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부터 계속된 중동 이슬람 국가와의 민족적, 종교적, 역사적 분쟁의 승패를 이번 전쟁을 계기로 압도적인 군사력을 동원해 결정지으려는 듯하다.

이란은 지난 4월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폭사한 이후 10월 미사일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쏘는 보복 공습 작전으로 맞섰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해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재보복을 선언했다. 문제는 재보복 방식과 시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적이 될 수 있는 시설들로 석유 생산 시설, 군 기지, 핵 시설 등을 꼽았다.

이란의 석유, 가스 시설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까운 이란 서부에 대부분 모여있다. 주요 원유 수출 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등 많은 시설이 이란 해안이나 섬에 위치하고 있다.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이미 허약한 이란 경제에 해를 가하고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세계 석유 시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란은 하루에 약 3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이는 세계 공급량의 3%가량에 해당한다.

이란 핵무기 보유를 크게 우려하는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보복 공격에서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 당장의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전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 자제에 대한 확답을 미국 정부에 주고 있지 않다며 온도차가 있는 태도를 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보유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위험으로 간주한다.

이란은 아직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핵시설 다수는 깊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이를 타격하는 것은 미국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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