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등급으로 격상된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부 지역에 가까워지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연기하고 대비에 나설 정도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다 23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한 지 불과 12일 만에 또다시 초대형 허리케인이 다가오면서 허리케인이 대선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는 트럼프가 자연재해를 정치 게임화한다고 질타했다.
미국 플로리다를 향하고 있는 5등급 허리케인 '밀턴' 위성 사진. / 로이터
8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4시(미 동부 시간) 기준 밀턴이 플로리다 탬파에서 남서쪽으로 775㎞ 떨어진 해역에서 플로리다 반도를 향해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밀턴은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한 뒤 다음 날인 10일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동북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밀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70㎞로, 이날 오후 가장 강력한 5등급으로 격상됐다. 밀턴이 상륙해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탬파 베이 해안에서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상되며, 플로리다 반도 중북부에는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미 기상청(NWS) 탬파 베이 지역 사무소는 전날 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밀턴 관련 예보에서 “이 폭풍이 현재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탬파 지역에 100여 년 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이라며 “대피 지시를 받았다면 당장 이행하라”고 당부했다.
◇ 바이든 순방 연기, 트럼프·디샌티스는 해리스 맹공
허리케인 피해가 미 대선 변수로 떠오르자,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연기하고 대비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번 주에 독일과 앙골라를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를 강타할 때 내가 미국에 있어야 한다”며 “독일과 아프리카 여행을 취소한다. 지금은 미국 밖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
11월 5일 치러질 대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허리케인에 대응하는 방식을 놓고 정치권에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폭풍이나 재난, 허리케인에 대해 최악의 대응을 하고 있다”며 “아마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대응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다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해리스는 부통령으로 3년 반을 지내며 수많은 폭풍을 겪었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에 기여한 적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해리스는 “사람들은 지금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치 게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대응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