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경합주 조지아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부통령을 비롯해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유명인들과 합동 유세에 벌였다. 25일에는 흑인 가수 비욘세와 함께 유세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스타파워’를 총동원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초박빙 대결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 후퇴 조짐을 타개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2초만에 해임할 것”이라며 사법리스크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클락스턴의 한 경기장에서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애틀랜타 교외 클락스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란히 무대에 섰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과 첫 흑인 부통령인 두 사람의 합동 유세는 처음이다. 해리스 캠프는 흑인 인구가 30%에 이르는 경합주 조지아에서 2020년 대선과 비교해 민주당 지지가 줄어든 흑인 유권자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기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징징대는 78세 억만장자”라고 비판하며 “해리스는 자신의 문제나 자존심, 돈이 아니라 여러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선거구호인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We are not going back)” “우리는 이길 것(We Will Win)”을 반복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 대선 구호 “예스 위 캔”(우리는 할 수 있다)을 외쳐 청중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에는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공연을 했고, 배우 새뮤얼 잭슨,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 유명 연예인들도 찬조 연설을 했다. 25일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곡 ‘프리덤’을 부른 가수 비욘세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함께 유세한다. 이 역시 민주당 ‘집토끼’인 흑인들과 교외 지역 여성 등 ‘반트럼프’ 유권자 결집을 노린 행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음악에 맞춰 춤 동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선벨트 경합주인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와 네바다(6명)에서 유세를 했다. 이날도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원색 비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이주자 강제 추방”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는 ‘당선 시 취임 첫날 셀프 사면을 하거나 잭 스미스 특검을 해고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건 매우 쉽다. 나는 스미스를 2초 안에 해임할 것”이라고도 했다. 재집권할 경우 자신의 사법리스크 대응 문제에 대해 직설적으로 밝힌 것으로, 최근 상승세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박빙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와 전국 지지율 모두에서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경제전문매체 포브스 조사(지난 21~22일 투표 의향 유권자 1244명)에서 51%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9%)을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지난 19~22일 등록 유권자 1500명)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7%로 해리스 부통령(45%)보다 높게 나왔다.
7개 경합주 유권자 5308명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네바다, 애리조나 4곳, 트럼프는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3곳에서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