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美 차석대사 “김정은에게 다시 생각하라고 충고”
韓 “러 파병 北 병사 월급 김정은 주머니로”
北 “북-러, 양자 관계 발전시킬 권리 있어”
미국 로버트 우드 주유엔 차석대사./AFP 연합뉴스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들어간다면 그들은 반드시 시체 가방(body bags)에 담겨 돌아올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3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가 싸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발언은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의 약 6분 30초간의 발언 직후 나온 것이다. 우드 차석대사의 발언이 끝난 뒤 회의가 종료됐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살벌한 말을 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안보리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회의에는 이사국뿐만 아니라 당사국 자격으로 북한도 참석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열렸다.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슬로베니아, 몰타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동의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유엔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군은 정당한 군사 목표물이 되어 총알받이 신세가 될 우려가 있고 그들이 러시아로부터 받기로 된 돈은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같은 한민족으로서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민이 느껴지며 이들이 휴전선 이남에서 태어났다면 훨씬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을 텐데 자국민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북한 정권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황 대사는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60만명 이상의 러시아군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어떤 일이 북한 병사들에게 발생할지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은 현대전 전투 경험을 얻게 될 것이고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로 식량과 연료뿐 아니라 첨단 군사기술 및 물자도 요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우방국들도 러시아, 북한 비판에 가세했다. 일본 야마자키 카즈유키 대사는 “일본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 파견되어 군사 훈련에 참여했다고 믿을 만한 정보를 확인했고 이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인 위반”이라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지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유엔
북한은 김성 대사가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 김 대사는 “미국과 그 추종국가들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과 소극적인 정치적 동기로 상황 인식을 왜곡하기 위해 이 회의를 개최한 것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국제법 규범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라 정치, 경제, 군사, 문화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인 양자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계속되는 위험한 시도로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가 위협받고 있으며 우리가 그들에 대해 무언가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