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900개 투하' 러시아 침공 이래 최대 공세... 북한군 참전 기름 붓나

동부 전선 고전 우크라이나군
젤렌스키, 서방 군사 지원 호소
"러, 3개월간 서울 면적 2배 점령"
유엔 "북 파병, 위험한 확전" 경고

 

지난 1일 러시아 공습으로 무너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주거용 건물 사이로 한 구조대원과 구조견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국 제공·하르키우=AFP 연합뉴스

동부 격전지에서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개전 3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의 러시아 공격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최근 일주일 새 점령지를 200㎢ 이상 넓힌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진격에 속수무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만간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장악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에 지원을 촉구했다.
 

고전하는 우크라 "러의 강력한 공격 직면"

3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전날 텔레그램에 "(2022년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가장 강력한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최전선 방어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러시아는 10월 마지막 주 동부 지역에서 200㎢에 달하는 영토를 점령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만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쿠라히우카와 동부 물류 요충지인 비슈네베를 점령했다고 러시아는 주장한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군이 지난 8월 초부터 석 달간 장악한 영토가 서울 면적의 약 2배에 이르는 1,146㎢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본토에 폭탄과 미사일을 쏟아부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에만 러시아군이 폭탄 900발 이상과 자폭형 샤헤드 무인기(드론) 500여 대, 미사일 30여 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사회 기반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3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50여 차례의 드론 공격을 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로부터 충분한 (군사)지원을 받았다면 러시아가 공격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방의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키이우=AP 뉴시스
 

유엔, 북 러시아 파병에 "매우 우려"

러시아를 돕기 위한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머지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군대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 배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매우 위험한 확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분쟁의 국제화를 피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러시아가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북한군 7,000명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HUR은 "러시아가 북한군에 60mm 박격포와 피닉스 대전차유도미사일(ATGM), 야간투시경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