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한달 새 1000억 쏘며 트럼프에 ‘올인’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 투표 직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만찬장에서 개표 방송을 함께 보며 대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왼쪽부터),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테슬라 CEO X(옛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이 확실시되자 “미래는 환상적일 것”이라며 자축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후원 단체)인 ‘아메리카 팩’에 3분기에만 최소 7500만 달러(약 1021억원)를 기부하는 등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 CEO를 ‘새로운 스타’라고 치켜세웠다.
머스크 CEO는 6일(현지 시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X(옛 트위터)에 자신이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이 하늘로 치솟는 사진과 함께 “미래는 환상적일 것(The future is gonna be fantastic)”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머스크 CEO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싱크대를 들고 이동하는 합성 이미지와 함께 “그 싱크대를 들이자”는 트윗을 남기며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후보를 축하했다. 머스크 CEO가 올린 합성 이미지는 그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했을 당시 회사 본사에 싱크대를 들고 들어가는 사진을 편집해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사명을 X로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등과 개표 추이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진과 “미국의 CEO,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라는 글을 올린 누리꾼을 인용해 “미래에 그렇게 될 것(The future is gonna be so)”이라고 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올 7월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이후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 의견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19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 트럼프 후보 지원 유세에서 아메리칸 팩이 진행하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 지지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중 매일 한 명을 뽑아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 원)을 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한편 트럼프 후보는 6일 자택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근 컨벤션센터로 이동해 “미국 역사상 본 적이 없는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며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 과정에서 머스크 CEO를 언급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모든 분이 정말 특별하지만 새로운 스타가 있다”며 “너무나 훌륭한 사람인 머스크”라고 말했다.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미 펜실베이니앚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유세에 참석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옆에서 점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머스크가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사람이 되기 전 ‘불법 노동자’로서 미국에서 오랜 경력을 시작했며 이민 문제에 대한 그의 주장은 위선이라고 비난했다고 CNBC가 27일 보도했다. 2024.10.27.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13일 스페이스X가 ‘메카질라(Mechazilla)’라는 발사대를 동원해 스타십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를 젓가락 모양의 로봇 팔 사이로 안착시킨 장면을 언급하며 “머스크는 정말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러면서 “제가 머스크에게 ‘만약 실패했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는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머스크는 그야말로 우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했다.
동아일보